"우크라 사태 한방에 해결하자"며 반군 수장이 우크라 대통령에게 결투 신청
"우크라 사태 한방에 해결하자"며 반군 수장이 우크라 대통령에게 결투 신청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1.23 0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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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제정러시아 시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투를 하던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면 어떨까? 농담같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 전쟁이 길어지자, 자칭 루간스크공화국의 수장 이고리 플로트니츠키(50)가 최근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외신에 따르면 플로트니츠키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4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양측간 교전을 멈추기 위해 슬라브족 전통에 따라 1대1 결투를 벌여 이긴 쪽의 뜻대로 하자고 제안했다. 잘 알다시피 중세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유럽의 귀족들은 다툼이 생겼을 때 서로 합의한 무기로 결투를 벌였다.

러시아에서도 대문호 푸쉬킨의 결투는 유명하다. 19세기 작가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알렉산드르 푸슈킨은 아내에게 구애하던 프랑스 장교와 결투를 신청했고, 그 결과 총을 맞고 38세에 숨졌다. 갈루아 이론으로 유명한 프랑스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도 결투로 21세에 요절했다. 결투는 보통 새벽에 일정 간격을 두고 서 있다가 신호에 따라 권총 방아쇠를 당기는 식이었다. 결과는 이처럼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유럽 귀족들의 결투는 미국으로 넘어가 '카우보이' 영화에서 자주 보던 카우보이식 결투로 이어졌다.

플로트니츠키는 '결투' 제안에서 “내가 내거는 조건은 모든 전투 중단, 루간스크·도네츠크주에서 정부군을 포함한 모든 군대의 철수,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공화국 간 협상 개시가 전부”라며 “평화 조약이 비준되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경제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결투 방식에 대해서는 “양측 각각 참관인 10명, 언론인 10명을 대동하고, 장소와 무기는 당신(포로셴코 대통령)이 선택하고 TV로 생중계해도 좋다”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나아가 나플로트니츠키는 포로셴코에게 “결투를 통해 자신을 뽑아준 국민을 목숨 바쳐 보호할 준비가 돼 있음을 증명하라”고 도발했다.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여성 파일럿인 나제즈다 사브첸코를 교활하게 납치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넘긴 플로트니츠키에겐 우크라이나 법정과의 결투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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