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푸틴이 대국민 연설과 비슷한 기자회견을 한 까닭은?
휴일에 푸틴이 대국민 연설과 비슷한 기자회견을 한 까닭은?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1.24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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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일인 23일 대국민 연설에 버금가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1년에 몇차례 대국민을 연설을 하고, '국민과의 대화'란 형식으로 온오프 라인상으로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한다. 이번에는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 회견하는 형식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 하락 등으로 러시아가 처한 위기 상황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면서 불안한 국민들을 다독거렸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서방 경제제재와 관련, "러시아는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새로운 '철의 장막'을 칠 계획이 없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강해져 외부를 향해 우리의 이익을 수호할 권리에 대해 주장하려 하면 곧바로 러시아와 그 지도자들에 대한 서방의 태도가 바뀐다"며 "옐친  대통령 시절에도 그랬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옐친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환영했던 서방이 그가 유고 사태에서 세르비아를 옹호하려 들자, 즉각 그를 술주정뱅이에다 모든 악덕의 근원으로 변모시켰다"고. 그는 "유고 사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해 얘기하거나 그곳에 사는 러시아인들과 그들의 이익을 지키려 하면 곧바로 나쁜 나라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의 이같은 태도는 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의 문제가 아니며 이 일이 없었더라도 (서방은) 다른 이유를 찾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푸틴은 "지정학적 경쟁에서는 재정, 국방, 경제, 사회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 강한 나라가 되든지 아니면 자국민의 이익을 수호할 가능성을 잃고 3류나 5류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데 대해서는 "국제 유가 하락은 근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생기는 현상이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밀약해서 유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문제라고 하지만 예산 집행 차원에선 오히려 수출 대금으로 받는 달러 값이 올라 예산 수입이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국가를 위해서도 해롭고 내게도 필요 없다"며 "헌법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어떤 경우든 내 임기는 헌법으로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헌법에 따르면 2018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긴 하지만 그것이 내가 그런 결정(출마 결정)을 내릴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체적 분위기와 국민 여론, 나의 생각 등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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