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 협상 타결을 주도한 러시아, 정작 러시아는 얻는 게 별로?
이란핵 협상 타결을 주도한 러시아, 정작 러시아는 얻는 게 별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4.03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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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란 핵협상이 러시아의 주도하에 큰 틀에서 타결되면서 기업들의 이란 진출을 막아온 대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 기업의 대 이란 진출은 늘고, 그동안 특혜를 받아온 러시아 기업은 이란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들 전망이다. 특히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 유가가 하락 마감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핵 협상과 관련해 기본 틀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일 전날보다 1.78% 내린 배럴당 49.20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3.80% 하락한 배럴당 55.98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5개국 그리고 독일 협상팀과 이란 대표는 2일 스위스 로잔에서 “10년 넘게 끌어온 핵 협상에서 결정적인 한 발을 내디뎠다”며 6월 말 최종 시한까지 세부적인 합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도 차츰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이 주요 핵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는 국제 원자력기구(IAEA)의 승인이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재 해제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는 테러 등 다른 이슈와도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최종 합의가 남았다고는 하지만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이야말로 중동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8천만명에 달하는 중동 최대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잠재 소비력과 풍부한 지하자원, 상대적으로 안정된 사회분위기가 맞물린 '중동의 독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원유매장량이 세계 4위권이며 천연가스 매장량도 러시아와 1위를 다툰다. 철광석, 구리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제재 해제로 이란에 돈이 몰려들면 건설 경기도 붐을 이룰 것으로 현지에선 보고 있다. 이란에 진출한 한 한국 건설사는 "2009년 이후 제재로 한국 기업의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며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건설 프로젝트를 다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되면 1천600억달러 규모의 건설·플랜트 사업을 발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UAE 두바이에 주재하는 한 한국 기업인은 "지금 테헤란엔 온갖 양해각서가 공중에 떠 다닌다고 한다"며 "핵협상 타결의 신호탄이 울리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이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한국의 중동 지역 제3위 수출국이지만 교역량은 하향세다. 한국은 이란에 주로 전자제품, 석유화학, 철강, 산업용 전자제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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