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이 갑자기 레닌에 대해 비판적으로 나선 까닭?
푸틴 대통령이 갑자기 레닌에 대해 비판적으로 나선 까닭?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1.27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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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블라디미르 레닌에 대해 "볼셰비키 정부 하에서 잔인한 탄압이 이뤄졌으며, 러시아에 '시한폭탄'을 뒀다"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에서 친정부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레닌과 그의 혁명 정부가 제정 러시아의 황제 '차르'를 비롯, 가족들과 신하들을 잔혹하게 처형하고 수천 명의 성직자를 살해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푸틴이 레닌을 이처럼 강하게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구소련 시절의 유권자들을 의식해 러시아 역사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발언해온 그였다. 그러나 그는 이날 작심한 듯이 레인을 몰아세웠다.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 산업도시 도네츠크인민공화국(돈바스)을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의 우크라이나로 포함시킨 것이 레닌의 실책이라는 것이다. 프롤레타리아 수를 늘리기 위한 레닌의 전략으로 알려진 이에 대해 푸틴은 "헛소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구 소련 붕괴로 우크라이나가 독립하면서 돈바스 지역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로 남는 바람에 현재의 우크라 사태를 낳았다는 것이다.

돈바스는 2014년 5월 독립을 선언했지만 아직 러시아의 영토로 귀속되지는 않은 상태다. 돈바스는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해상과 지상 교통의 요지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분류된다.

 반면 레닌과 달리 스탈린은 통일된 국가안을 내세웠으며 결과적으로 스탈린의 생각이 정확했다고 푸틴은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국가보안위원회(KGB)에 복무한 시절, 공산주의가 성경과 많이 닮아 사회 정의를 약속한다고 믿었으나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소련은 유토피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레닌에 대한 푸틴의 이런 비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정책을 정당화하고, 다른 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레닌은 볼셰비키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키고 '소비에트연방'(소련)을 건설한 구 소련의 '국부'로, 공산당원을 비롯한 상당수 러시아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시신은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의 대리석 묘에 방부처리된 채 안치돼 공개되고 있다.
구 소련은 1991년 붕괴할때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우즈베크·카자흐·아제르바이잔 등 15개 공화국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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