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저가항공 러시아서 추락 원인은 조종사 미숙, 기장 부기장간 설전
두바이 저가항공 러시아서 추락 원인은 조종사 미숙, 기장 부기장간 설전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3.30 0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조 회장이 최근 항공기 조종사의 역할을 폄하하는 SNS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러시아서 최근 추락한 두바이 항공사 '플라이 두바이' 여객기의 사고를 보면 자동항법및 조종장치가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수백명의 생명을 쥐고 있는 조종사의 존재는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바이 여객기의 추락은 당시 악천후에 따른 '불가항력'적 사고로 분석됐지만, 블랙박스의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음성녹음장치 등을 해독한 결과, 조종사들의 실수에 의한 참사일 가능성이 커졌다.

외신에 따르면 악천후속에서 수동조작으로 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는 기장과 부기장이 조종 방식을 두고 서로 논쟁을 벌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여객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랙박스 해독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여객기 조종사들은 사고 당일인 지난 19일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강한 바람이 자동착륙장치 작동을 어렵게 해 두 번째 착륙에 실패하고, 수동조종으로 바꿔 재착륙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이때가 활주로 약 6km 전, 고도 270m 지점이었다. 

한 조종사가 재상승·선회 비행을 지시하는 'TOGA'(Take off. Go around) 단추를 누르면서 자동착륙장치를 끄고, 수동 조종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조종사가 결정적 실수를 했다. 보잉 737기의 시스템 전환 특성상, 자동조종시스템에서 수동조종시스템으로 전환한 뒤 고도를 높이려면 조종간을 서서히 잡아당겨야 하는데, 조종사가 갑자기 조종간을 끌어당겼고 이에 여객기 기수가 갑자기 치켜세워지면서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때 두 조종사 간에 논쟁이 일어났다. 한 조종사는 기수를 계속 높이면서(조종간을 끌어당기면서) 엔진을 가속시켜 속도를 내려 했고, 다른 조종사는 기수부터 낮추라고 요구했다. '멈춰. 어디로 가냐? 멈춰, 멈춰'라고 소리치면서 자신이 잡고 있던 두번째 조종간을 밀어내기(기수를 낮추기) 시작했다.

두 조종간에서 서로 다른 명령이 전달되면서 기내 컴퓨터는 조종력을 상실했고, 실수를 깨달은 두 조종사가 정신을 차리고 조율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기체가 지면과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시속 325km의 속도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충돌 직전 두 조종사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공포와 절망감에 젖은 비명소리 뿐이었다. 

기장과 부기장 가운데 누가 기수를 급격히 높이는 결정적 실수를 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물론 프랑스, 미국 전무가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사고조사위원회는 블랙박스에 대한 추가 분석을 마친 뒤 사고원인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