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찾는 곳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러시아 주요 관광지에도 유커 홍수
유커가 찾는 곳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러시아 주요 관광지에도 유커 홍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6.1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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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중국인 관광객)는 우리나라에서만 환영받는 게 아니다. 러시아도 밀려드는 유커에게 환호하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줄어들고 있는 서유럽·미주 지역 관광객의 자리를 중국 관광객이 대신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41만명이 러시아를 찾아, 독일(35만명)을 제치고 외국인 관광객 1위에 올랐다. 작년에도 9월 말까지 58만명이 방문하는 등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이다. 러시아 관광청은 최근 "올해 상반기 러시아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에게는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값싸게 유럽과 같은 풍경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이동 시간이 짧고 여행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는 게 한결같은 이야기다. 

러시아 관광청에 따르면 유커는 지난 2015년 한 해 러시아에서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가량을 썼다. 5년 차 관광 가이드 치후이옌(여·32)씨는 "중국 관광객은 카지노를 많이 찾고 있고, 루블화 약세를 이용해 쇼핑도 많이 한다"며 "모피·수공예품 등 러시아 상품뿐 아니라 서유럽산 명품이나 화장품도 중국에서 사는 것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 호텔들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등 맞춤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박물관·호텔·레스토랑에 중국어 설명 병기를 추진 중이다. 

또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극동 지역엔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모스크바까지 오는 크루즈 열차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과 사회주의 국가라는 역사를 공유한다는 점을 활용한 관광 상품도 만들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지난해 레닌 출생지인 러시아 울리야노프스크 등지를 포함하는 '붉은 관광' 루트 개발에 합의했다. 이 루트 개발에는 양국 관광 회사 20곳이 참여하고 있다. 중장년층 중국인 중엔 모스크바의 레닌 묘지나 사회주의 혁명이 묘사된 지하철역 모자이크 등에 관심을 보이는 이가 많다고 한다.  

러시아 정부는 무비자 조건을 완화해 중국인을 더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올레그 사포노프 러시아 연방관광청장은 최근 "지금까지는 5명 이상이 돼야 단체 관광객으로 간주해 비자를 면제했지만, 앞으로는 3명 이상으로 조건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단체 관광객이 되면 1명당 비자 비용 1만루블(약 18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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