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의 옛날을 보여주는 도시 옴스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관까지..
러시아 시베리아의 옛날을 보여주는 도시 옴스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관까지..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7.11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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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 우랄 산맥을 넘어가기 전에 정차하는 곳, 옴스크. 시베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627㎞, 열차로는 8시간이 걸린다. 모스크바까지는 약 2,500km가 아직 남아 있다. 

인구 130만명 정도로, 옴스크주의 주도이자 러시아에서는 8번째, 시베리아에서는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첼랴빈스크에 이어서 네번째로 큰 도시다. 오브강의 큰 지류인 이르티슈강과 오른쪽에서 흘러드는 옴강을 끼고 시가가 이뤄져 있다. 도심의 루빈스키 거리는 2∼3층짜리 유럽풍의 중후한 석조건물이 늘어서 있다.

시베리아의 도시답지 않게 유럽풍 건물이 많은 것은 옴스크가 이미 도시 건설 300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볼셰비키 혁명이후 노보시비르스크가 시베리아의 핵심 도시로 건설되기전 옴스크는 이 지역의 맹주였다.

특히 시베리아의 곡창지대를 끼고 있어 이곳서 밀, 옥수수와 돼지 소 양 닭고기 등은 우랄지역과 극동에까지 팔려 나가며, 돼지고기를 생산-가공하는 '옴스키 베이컨'과 농축우유를 만드는 '루빈스키 우유', 밀가루를 생산하는 가공공장, 시베리아 치킨 회사 등은  러시아 전역에 이름이 높다. 옴스키 베이컨은 러시아 제1의 육류생산 업체다. 

옴스크는 또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는 1850년부터 4년간 유형생활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후일 감옥에서의 생생한 체험을 '죽음의 집의 기록'으로 남겼다. 당시 옴스크에는 "나무 한 그루도 없었다"고 했지만 그가 유형생활을 했던 이르티슈 강변엔 지금 수십년 묵은 거목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그는 살인 강도 절도와 온갖 파렴치한 등 죄수 150여명과 함께 지내는 동안, 다양하고 적나라한 인간성에 눈을 떴다. 후일 그는 형에게 보낸 편지에서 '죽음의 집'이 "나를 민중에게 데려다 줬다"며 고통의 세월에 깊이 감사했다. 

"감방에 있는 도둑들 중에서 인간을 발견하게 됐어요.(중략) 거칠기 짝이 없는 겉껍질 밑에 황금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기쁨인가 말이에요.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이 아니라 얼마든지 있어요" 라고.

옴스크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기념관 안내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그는 어느 귀족 출신 살인범의 기구한 삶을 소개했습니다. 빚투성이의 방탕한 생활을 하다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20년형을 선고받은 그 죄수는 감옥살이 10년만에 진범이 붙잡혀 풀려나지요. 도스토예프스키가 평생 잊지 못한 이 실존인물은 바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형상화됐습니다. 재산과 여자 관계 때문에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로 낙인 찍힌 맏아들 드미트리가 바로 그였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기념관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흉상과 데드마스크, 육필 원고와 노트, 첫 아내와 두번째 부인 안나 그리고리에프나에게 보낸 편지들, 회색빛 칙칙한 바탕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하얀 천조각을 댄 그의 죄수복, 당시 옴스크의 행정관리의 자취까지 그와 관련된 갖가지 자료가 전시돼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저술하고 몇달 뒤인 1881년 1월 28일에 폐동맥 파열로 인하여 사망한다. 그는 임종 직전 아내에게 시베리아 형무소에 있었던 시절 지니고 있었던 성경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했고 같은 날 밤 11시 성경책을 가슴에 안고 죽었다. 유해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 묘지에 안장되었다. 

옴스크는 또 볼셰비치 혁명시절에 혁명에 반대하는 콜차크 백군의 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적군과 백군의 내전이 치열했다. 이들 역사를 기록하고 기념하는 내전연구소가 옴스크에 있다. 체코군단과 러시아 혁명을 둘러싼 내전, 그리고 서구열강의 개입이 있었던 현장이며, 백군이 볼셰비키 혁명세력에 맞서 싸우다 궤멸당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후 시베리아 개척을 위한 행정 군사적 거점은 노보시비르스크로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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