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지하철 테러로 중앙아시아 출신의 테러 위험이 높아졌다는데..
상트 지하철 테러로 중앙아시아 출신의 테러 위험이 높아졌다는데..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4.0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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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지하철역 테러 용의자로 키르기즈스탄 출신 20대 남성이 거론되면서 중앙아시아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도시에서는 남부 카프카스나 중앙아시아 출신 무슬림에 대한 폭력 공포는 구소련 붕괴부터 존재해 왔다. 얼굴색이나 턱수염 존재, 체구 등에서 러시아인들과 구별되는 무슬림들이그동안 러시아서 발생한 테러사건이나 주요 범죄, 마피아 사건 등에 연루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중앙아시아 출신보다는 체첸전쟁으로 대변되는 다게스탄과 체첸 등 카프카스 지역 출신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수사당국이 이번 테러의 용의자로 중앙아시아 출신자를 지목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을 아우른다. 

지난 1월1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로 39명을 살해한 테러범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34)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었다. 지난해 6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 공항 자폭 테러범 3명 역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다게스탄 출신이었다.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중앙아시아는 최근 수년간 이슬람국가(IS)가 적극적으로 조직원을 모집한 지역이다. 무슬림이 많아 급진주의에 경도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1990년대 소련 붕괴 후 저개발과 독재체제로 인한 사회 불안이 잠재돼 있다. 특히 비교적 교육을 잘 받은 2030 젊은이들이 사회적 불만 해소나 구직의 한 방편으로 IS에 가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프간연구소장 안드레이 세렌코는 중앙아시아 전사들에게 IS 합류는 “새로운 고용 이민에 해당한다”고 말할 정도다. 러시아 정보당국도 시리아서 (IS조직원으로) 활동하다 중앙아시아로 돌아온 20대 젊은이를 체포한 뒤 그를 통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 사건의 첩보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던 중 지하철 폭발테러 사건이 발생, 테러를 예방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미국 전략안보컨설팅 업체 수판 그룹은 2015년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옛 소련 출신 IS 전사가 4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체첸 등 러시아 카프카스 출신이고 두 번째가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이다. 

현재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와 IS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15년 10월 이집트발 러시아 여객기 테러도 IS 소행으로 밝혀지는 등 러시아 내부에서 IS 테러의 긴장감은 증폭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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