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의 첫 쇄빙MNG 명명식에 참석한 까닭, 알고 보니..
푸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의 첫 쇄빙MNG 명명식에 참석한 까닭, 알고 보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6.0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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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인도한 세계 최초 쇄빙 LNG선 명명식이 지난 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지난 2일부터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인 국제경제포럼이 열리고 있었고, 포럼 참석차 거기에 머물고 있던 푸틴 대통령도 명명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명명식에 한 국가의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며 “그만큼 푸틴 대통령이 자원의 보고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북극 개발에 관심을 크게 두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번 쇄빙LNG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출신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연방의회( 상원) 의장에 의해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호로 명명됐다. 선명은 지난 2014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프랑스 토탈사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전 회장을 기리기 위해 정해졌다. 마르주리 회장은 생전 북극해 에너지 자원개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으며, 야말 프로젝트 초반부터 러시아 최대 가스 회사인 노바텍과 함께 프로젝트의 기반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호는 길이 299m, 폭 50m이며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우리나라 전체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17만3600㎥의 LNG를 나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척당 3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쇄빙LNG선 15척(총 48억 달러, 약 5조원 규모) 모두를 수주한 바 있다. LNG선 분야 앞선 기술력과 2008년부터 꾸준히 극지용 선박을 개발하며 선주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날 명명식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개발 전략과 관련, 주목하는 곳은 극동지역과 북극이다. 지난 2013년에 벌써 러시아의 북극지역 개발 전략을 승인했다. 또 '2020년 러시아 극지방 사회경제 개발 정책'을 2025년까지 연장하고 이를 위해 150개 프로젝트에 5조 루블(약 98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5조 루블 중 1조 루블(19조7600억원)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며 4조 루블(79조400억원)은 외부 투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북극 영토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전체 러시아 인구의 약 2%, GDP(국내총생산)는 전체 GDP의 약 10% 수준이다. 러시아 전체 니켈과 코발트 생산량의 95%가 북극에서 나온다. 가스는 80%, 구리는 60%, 중정석 및 인회석은 100%, 해산물은 15%가 북극산이다. 미국 지질학자들은 러시아, 노르웨이, 그린란드, 미국, 캐나다에 매장된 천연가스의 90% 이상이 러시아 북극에 집중돼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채굴된 자원을 어떻게 인구가 밀접한 생활공간으로 옮겨가느냐는 것. 여름 한 철을 제외하고 늘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북극해를 항로로 개척한다는 건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특히 이 항로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사이의 최단 이동 경로가 아닌가?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통하는 기존 남부 경로보다 이동시간이 3분의 1가량 단축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한 쇄빙 LNG선은 북극지역의 자원개발과 북극해 항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병기다. 북극 야말반도의 사베타항에서 채굴한 원유 가스를 싣고 북유럽과 아시아지역 사이를 운항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북극 개발 프로젝트 중 절반 가량이 광물 개발 및 가공과 관련된 것으로 대부분 야말-네네츠 자치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총 147조㎥의 천연가스와 160억톤 이상의 원유가 하층토에 매장 혹은 응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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