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제재 조치를 피해 러시아가 중고 가스터빈을 구입해 해체 후 재조립했다면?
EU의 제재 조치를 피해 러시아가 중고 가스터빈을 구입해 해체 후 재조립했다면?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7.12 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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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멘스'의 발전용 터빈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으로 공급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측은 중고 터빈을 구입해 일부 개조해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제재조치에 따르면 이 역시 위반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주재 독일 대사는 11일 "만일 터빈의 크림 공급이 사실이면, 지멘스는 속은 것이고 이는 계약 위반이자 심각한 신뢰 훼손이며 독일의 대러 투자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이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멘스도 해명자료를 내고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타만 지역 프로젝트를 위해 공급된 최소 2기의 가스 터빈이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크림으로 이송됐다는 정보를 확보했다"며 러시아의 첨단기술제품 생산 및 수출을 지원하는 국영기업 '로스테흐'의 자회사 '테흐노프롬엑스포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멘스는 또 "최근 몇 개월 동안 우리 고객(테흐노프롬엑스포르트)이 크림으로 터빈이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해 왔으며, 실제로 터빈이 크림으로 공급됐다면 이는 계약 조건 위반"이라면서 "책임자들을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혔다.

테흐노프롬엑스포르트는 크림 발전소 건설을 책임진 회사다. 그러나 테흐노프롬엑스포르트는 지난 6일 발전용 가스 터빈 4기를 중고 시장에서 구매해 러시아 공장에서 러시아 엔지니어링 회사들의 도움으로 개조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크림에 설치되고 있는 터빈은 러시아에서 조립된 러시아 제품이라며 자국 기업을 편들었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러시아 기업은 EU의 대러 제재를 피하기위해 지멘스제 가스 터빈을 구매해 해체한 뒤 러시아 공장에서 일정한 개조를 거쳐 재조립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EU의 대러시아 제재조치를 분명히 위반한 것인지, 아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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