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3인방은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와 고샤 루브친스키, 그리고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다. 셋은 서로 절친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트렌드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현재가 변혁의 시기이고, 미래의 불확실성과 혼돈이 젊은이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마치 '대중문화'의 혁명이 이뤄지던 1960년대를 연상케한다는 것. 당시에는 패션이 파격적인 것일수록 아름답게 취급됐다. 1960년대는 서민들도 누구나 유행하는 옷을 입을 수 있게 된 최초의 시기였고, 인류가 달에 가던 시기였다. 차마 지금도 입기 어려운 토플리스 패션과 비닐 패션은 이 시기에 등장했고, 여성의 다리를 훤히 드러내는 미니스커트도 이때 본격화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같은 것들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젊은이들을 장악하고 있다. 마치 소련의 붕괴뒤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서 미래 불안을 느끼던 구소련의 젊은이들처럼. 그 심리가 패션에 대한 파격을 받아들이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아나키스트한 것마저. 파괴와 창의는 궁극적으로 통한다고 보면, 지금 포스트 소비예트의 파괴적인 트렌드는 최고의 창의성과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서슬퍼렇게 날 것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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