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뿔났다. 미 의회의 제재 일방 독주로 미-유럽관계 절딴 나나?
유럽도 뿔났다. 미 의회의 제재 일방 독주로 미-유럽관계 절딴 나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7.29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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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미국 의회가 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로 러시아와 협력하는 자국 등 유럽 기업과 독일 에너지 수급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심각히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지그마이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28일 성명을 통해 "미 의회의 대 러시아 제재에 대해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따른 경제적 제재의 필요성을 이해한다"면서도 "독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의 대러 제재로 인해 유럽 기업들에 가해질 '역외 적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역외 적용'이란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러시아와 미국이 아닌, 독일이나 유럽 기업들을 뜻한다. 

대러 제재안 내용을 보면 이해가 간다. 제재안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용 가스관을 지원하는 기업을 제재하기로 했다. 미국은 독일 등 EU의 반발을 의식해 러시아를 단순히 통과하는 관련 사업 군은 배제하고, 러시아에서 시작한 파이프라인 사업만 제재 대상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EU측은 대러 제재가 유럽의 에너지 도입 사업에 '부수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EU 회원국 기업들은 러시아와 함께 발틱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 북부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개발 사업(노드스트림 2)을 진행 중이다. 제재안이 공개되자 노드스트림 2에 참여한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 ENGIE, 오스트리아 OMV, 네덜란드 쉘 등 EU 에너지 업체의 주가가 하락했다. 

게다가 대러 제재는 에너지 개발 사업은 물론 독일의 에너지 공급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러시아로 부터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으려는 장기적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은 이 제재조치를 계기로 자국 셰일가스의 유럽 판매망을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유럽국가들로부터 받고 있다. 사실 미국으로서는 꿩먹고 알 먹는 셈이다. 미국 셰일기업은 유럽에서 돈을 벌고, 미 정부는 에너지를 지렛대로 삼아 러시아를 제어하고, 유럽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후폭풍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유럽의 저항이다. 미국과 유럽간의 우호협력 관계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방독주로 위기에 처했다고 하면, 미 의회의 독주로 완전히 결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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