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폭발물 설치 허위 신고 전화는 국제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 세력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보안당국 관계자는 14일 "이 범죄 행위 기획자와 실행자들이 암호화된 메신저와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와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 배후세력과 연계됐다는 주장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90% 이상의 신고 전화가 우크라이나로부터 IP 전화로 걸려 왔다"면서 "음성 분석도 허위 신고자가 우크라이나 출신임을 확인시켜 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그러나 수사 기밀 유지를 이유로 허위 신고 전화의 배후에 대해 공식 발표는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러시아 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허위 신고 전화 소동은 14일까지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지방 도시들의 허위 신고는 주춤해진 반면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에서 가짜 신고와 대피 소동이 이어졌다. 이날에는 모스크바의 8개 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돼 약 9천 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대피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시내 10여 개 쇼핑몰에 역시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와 이용객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13일에는  모스크바의 대형쇼핑몰, 대학교, 기차역, 호텔 등 70개 이상의 시설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익명 전화가 60여 통이나 걸려와 10만 명 이상이 대피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화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곳 어디서도 실제로 폭발물이나 폭탄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만의 하나 실제로 설치되었을 경우다. 이미 러시아에서는 지하철역, 기차역, 공항, 아파트 등에서 여러 차례 폭발물 테러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바 있어 보안당국이나 러시아인들은 폭발물 허위 신고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수시로 긴급 대피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