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와 연계된 이라크 저항조직 '무자헤딘슈라 회의'는 납치한 4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살해키로 했다고 21일 공개적으로 밝혔다. 명분은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나, 아프간 침공라는 하등 상관없는 이유다. 그동안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과 같은 비이성적인 요구를 해오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그런 요구를 해오니 러시아도 곤혹스런 처지다. 이라크에 있는 러시아는 어쩌면 이라크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라크 저항세력이 저렇게 나오니 혼란스럽다.
미하일 카미닌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이슬람과 전쟁을 벌인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동료가 죽어가는데, 좌절할 수밖에 없는 카미닌 대변인의 심정이 이슬람과 전쟁을 벌인적이 없다는 말에서,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이라는 말에서 묻어나고 있다.
여하튼 저항세력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요구한 러시아군의 체첸철수가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러시아 외교관 4명에게 선고된 신의 법을 집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인질로 잡힌 러시아 외교관들이 이미 살해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지난 3일 바그다드 서부 만수르 지역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저항세력에 의해 납치됐으며, 저항조직 '무자헤딘슈라 회의'는 지난 19일 "48시간 안에 체첸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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