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우크라이나 시민혁명을 이끈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지사에서 쫓겨나자, 이번에는 아예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있으니, 역사의 흐름을 진짜 모를 일이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5일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뒤 우크라이나 검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5일 수도 키예프 시내에 있는 사카슈빌리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를 전격 체포됐다. 그 과정에서 그는 8층 건물 지붕으로 대피해 투신하겠다며 버텼으나 결국 검거됐다. 하지만 그의 지지자들이 검찰 호송 차량을 둘러싸고 연행에 항의했고, 차 문을 부순 뒤 그를 구출해 냈다.
이후 사카슈빌리는 의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조지아)에서 이루어지는 자신에 대한 탄압과 수사의 배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 러시아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반역자인 포로셴코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러시아와 부패한 공모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푸틴과 그의 일당을 위해 일하는 포로셴코를 물러나게 하도록 의회에 평화적 방법으로 압력을 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그루지야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친 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 검찰은 사카슈빌리가 러시아에 망명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야권 시위를 조직하는 등 정권 찬탈을 시도해 그를 체포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검찰은 또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연계된 범죄조직 지원과 비호 혐의로 사카슈빌리를 가택연금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것이다. 부패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 관료들이 자신들의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 사카슈빌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그는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 그 와중에 러시아가 애꿎은 명분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세력간 권력투쟁의 한 단면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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