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죽을 사자의 4. 아리랑 위성은 2호에 이어 5호가 발사되고 뒤이어 3호가 하늘로 올라간다. 5호와 3호가 서로 뒤바뀐 것은 그렇다치고 4호는 어디로 갔을까?
이기성 과기부 우주개발과장은 "아리랑 1호의 수명이 당초 3년에서 6년으로 길어지고 2호의 발사시기가 1년 늦어지면서 4호의 필요성이 없어져 4호를 발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기부 다른 관계자는 "아리랑 4호를 발사하지 않을 경우 5호의 명칭을 4호로 변경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과학자들 사이에 `죽을 사(死)'를 연상시키는 `4'자를 굳이 쓸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제기돼 4호를 건너뛰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업체 KT도 상업용 통신위성인 무궁화 위성 1,2,3호에 이어 8월 중 4호를 건너 뛰고 5호를 발사한다. KT 관계자는 "실패 가능성이 상존하는 인공위성 발사의 특성상 네 번째 무궁화 위성의 명칭을 무궁화 4호가 아닌 무궁화 5호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역시 숫자 '4'가 죽을 사(死)자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아리랑 2호에 이어 발사되는 위성은 왜 아리랑 3호가 아니라 아리랑 5호일까? 과학기술부가 1996년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몇 차례 수정을 거쳐 2005년 5월 아리랑 위성의 발사시기를 최종 확정하면서 3호와 5호의 발사시기가 바뀌었다.
아리랑 1~3호는 모두 광학카메라(MSC)를 탑재한 것으로, 순서에 따라 높은 해상도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1호는 6m급, 2호는 1m급 MSC를 탑재하고 있고 3호는 70㎝급 MSC를 탑재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리랑 5호는 1~3호의 MSC와는 성격이 다른 '합성 개구면 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를 장착, 구름이 끼거나 어두운 밤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한반도를 관측할 수 있다. 1m급 고해상도의 MSC를 탑재한 2호가 운용되는 상황에서 3호보다는 5호 발사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3호와 5호의 발사 순서를 바꿨다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렬 원장은 아리랑 2호가 발사를 위해 러시아로 이동하는 6월20일 "발사 성공을 위해 40일 기원에 들어간다"며 지금까지 수염을 깎지 않고 있다. 바로 징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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