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WTO 가입, 이제는 느긋하다
러시아의 WTO 가입, 이제는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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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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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언제쯤 끝이 날까? 관측통들은 지난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정상회담에서 대체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아직은 안개속이다.

핵심은 지적재산권 보호, 농업보조금, 금융분야 개방 등의 문제다. 러시아는 지키려고 하고, 미국은 열려고 한다. 당근 미국이 우위에 있는 분야다. 자칫 러시아는 미국의 변방으로 끌려들어갈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G8 정상회의에서 정치적으로 양보를 얻어내 미국측과 WTO 가입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당시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개방통상부 장관은 오는 10월말까지 미국측과 협상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고,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3개월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워브는 오는 11월 18~1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와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지만 러시아측은 일정을 그렇게 앞당겨 잡지 않는 것 같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상상하면서 WTO가입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잡은 듯한데, 그것이 끝나자 서두르지 않는 듯하다.

러시아측 협상대표인 막심 메드베드코프 경제개발통상부 차관은 31일 시베리아 중부 튜멘에서 열린 '러시아와 WTO : 비즈니스의 이익'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러시아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WTO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이런 식으로 WTO 회원국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갖고, (가입으로) 얻을 수 있는 득실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WTO에 가입하는데 가까이 다가왔지만 아직 10~15개의 논의해야할 문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곰곰히 따져보면 서두를 것 없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갖고 득실을 따져본다는 뜻이다.

물론 가입 목표는 이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이다. 쟁점이 어떻게 타결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메드베드코프는 '2007년 WTO 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묻는 질문에 "올해 WTO 가입은 안된다. 내년에는 가입할 수 있고 그 가능성은 매우 나쁘지 않으며 그것이 우리 목표"라고 했다. 결국 쟁점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 의회가 정부의 WTO 가입 협정 문건을 비준하는데만 3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이래저래 러시아의 WTO가입은 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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