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르산트는 29일 북한이 해외에서 러시아 기업을 이용해 자금을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1월 러시아 대외무역은행에 5100만 달러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에도 이 은행 계좌 2개를 통해 모두 500만 달러가 거래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기업들이 이 은행보다는 민간은행, 혹은 외국계 은행을 통해 자금을 빼돌리는 판에, 북한이 아직도 이 은행에 구좌를 두고 거래해왔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그 많은 검은 돈 구좌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역시 안정성일게다. 언제 어떻게 그 돈이 사라질지 모르니 믿을 수 있는, 당국간 신뢰가 확실한 국영 은행에다 뒀을 게다. 서방 민간은행을 통하면 미국측에 금방 들통날 것이니깐.
실제로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장은 “북한의 외국계 합작 금융기관인 대동신용은행의 나이절 코위 은행장이 ‘미국의 금융제재에 따라 이제 유일하게 남은 금융창구는 러시아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대외무역은행 계좌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약에 따라 기술 및 군사기술 협력 목적으로 1992년 개설됐다고 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구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가 들어선 뒤 새로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구좌는 아마도 구소련과 북한간의 채권채무 관계로 동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외무역은행은 ‘북한 계좌를 갖고 있느냐’는 코메르산트의 질문에 “계좌가 있든 없든 고객 신상에 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국가 간 결제 계좌를 운영하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북한 계좌 개설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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