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주말에 오스트리아, 독일 여성 장관, 총리와 회동
푸틴, 주말에 오스트리아, 독일 여성 장관, 총리와 회동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20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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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 성향의 오스트리아 크나이슬 외무장관 결혼식 참석, 함께 춤을 추기도
메르켈 총리와는 국제현안 3시간 넘게 논의/ 반 트럼프 전선 형성하나 눈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잇따라 방문해 여성 외무장관, 여성 총리와 다정한 한때를 보냈다. 두 여성은 친 러시아 성향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마르크주의 감리츠에서 열린 카린 크나이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 함께 춤을 추는 등 국제정치와는 상관없는 개인적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국가원수를 결혼식에 초대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독일 일간 빌트지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한국인 김소연 씨와의) 결혼 축하연(베를린)에도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푸틴의 행보를 우려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18일 크나이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결혼식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사진 출처: 러시아 렌TV 캡처

푸틴 대통령은 결혼식 참석후 베를린으로 이동해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과 만났다. 기자회견장에서 푸틴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독일에 대한 친분과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독일은 러시아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간의 무역량은 지난해 22%가 늘어났고 독일 회사 5,000개가 러시아에서 2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회담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독일에서 처음 가진 정상간 만남으로 기록된다.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무려 15번이나 만나고, 54차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양자회담은 단 두 차례로, 모두 러시아에서 이뤄졌다. 

친러시아의 메르켈 총리도 EU 전체 분위기를 감안해 푸틴 대통령을 멀리했는데, 지난 5월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푸틴 대통령을 독일 베를린 인근 휴양지로 초대한 것이다. 그녀는 “심각한 수많은 세계 갈등 사안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푸틴의 방문을 환영한 뒤 우크리아나 사태, 시리아 내전, 이란 핵협상 등 최근 국제 현안에 대해 3시간 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의 이같은 태도는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취임 후 독일의 강자인 메르켈 총리를 홀대하고 비난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선언한 뒤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물론 메르켈 총리는 장소를 베를린 인근 휴양지로, 회담의 격을 ‘실무회담’으로 낮추고 회담 후 공동 성명서도 내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두 정상이 야외 테이블에 함께 앉아 논의하는 모습을 다정하다 못해 친분이 깊은 사이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건설 계획’을 차질 없이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노르트스트림2' 는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가스관으로, 기존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을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러시아측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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