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핫이슈' 러시아 전술무기 S-400 미사일,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보니
세계적 '핫이슈' 러시아 전술무기 S-400 미사일,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보니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2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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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00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나토 회원국 터키마저 군침, 가성비와 성능 '대박'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북한의 최근 발사 단거리 미사일 모체로, 가장 위협적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끄떡하지 않고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인 S-400 미사일 도입을 재확인했다. 외신에 따르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지난 21일 러시아 S-400 방공체계 도입에 따른 미국의 제재가능성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정부가 미국과 판매 계약을 맺은 차세대 전투기 F-35A 100대마저 포기하고 러시아의 S-400 방공체계 도입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9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정체를 놓고 다각도로 분석에 들어갔는데, 외형과 사거리, 고도, 비행경로, 연료 등을 종합했을 때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과 흡사하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인민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 미사일을 처음 선보였고, 전문가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렀다.

요즘 국제사회서 최대 '핫 이슈'가 된 러시아 전략무기 2개다.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방패'격인 S-400 체계와 '공격용 창'에 해당하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도대체 어떤 성능을 지녔길래, 전 세계 언론이 난리를 칠까?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트리움프 방공미사일은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최대 사거리 400Km. 3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B-2 폭격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까지 탐지해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가격마저 싸다. 

러시아 방산업체 알마즈 안테이가 개발한 S-400 방어체계는 MZKT-7930 8×8 이동식 발사차량(TEL), 탐지 고도 10m∼35km, 최대 탐지 거리 700km의 92N6 Grave Stone 탐지 레이더, 200∼400km의 사거리 48N6D 요격미사일, 38.8m 40V6MD 발사대로 구성되어 있다. 

S-400 요격 미사일/ 사진출처:위키피디아

S-400 탐지레이더는 한꺼번에 100개의 공중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운용하는 48N6D 요격 미사일은 항공기가 표적인 경우 최대 사거리가 250km에 이르며, 미사일 표적엔 400km로 추정된다. 최고 속도는 음속의 12배인 마하 12(1만4천688㎞/h)로 알려졌다.

S-400 1개 포대엔 8대의 이동식 발 차량(TEL)이 배치되는데, 1개 발사 차량엔 4개의 발사관이 설치돼 있다. 1개 발사관엔 장거리 미사일 1기, 단거리 미사일 4기가 장착될 수 있다. 따라서 1개 포대는 장거리미사일을 무려 32기나 운용할 수 있다. 

터키가 S-400 미사일에 집착하는 것도 품질 대비 가격이 싼 가성비와 기술 이전 가능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S-400 시스템의 가격은 미국 패트리엇 PAC-2의 절반 수준이며, 미국 사드 시스템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성능은 두 방어 시스템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터키와 이라크를 포함한 무려 13개 국가가 현재 S-400 구매 계약을 체결했거나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러시아는 이미 S-400 미사일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S-500 미사일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고 한다. 터키는 러시아와 S-500 공동생산을 추진중이다. 공동생산한다면 기술이전은 뒤따라오기 마련. 세계군수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를 노리는 터키로서는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포기할 만큼 매력적이다. 사정거리가 600km에 다탄두탄도미사일(MIRV) 방어를 위해 최대 10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러시아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9K720 이스칸데르(Iskander)는 1987년 미소간에 체결된 중거리핵전력(INF·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협정을 계기로 개발됐다. 당시 소련이 보유하던 다양한 중단거리미사일들이 폐기 수순에 들어가자, 그 대체제로 개발된 것이다. 미국이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한 방어체계인 MD(미사일방어) 구상을 본격화하자, 러시아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화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스칸데르-M 미사일(나토명 SS-26 Stone)이다. 

INF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러시아 미사일 SSC-8 /사진출처:캡처

이스칸데르-M은 핵탄두 외에도 고폭탄, 소형자탄, 기화탄두 등 10가지 종류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제원은 길이 7.3m, 직경 92㎝, 최대속도 마하 6~10, 탄두 무게 480~700㎏, 정점고도 50여㎞ 등이다. 여기에 러시아판 GPS인 ‘글로나스(GLONASS)’를 정상적으로 운용하면 명중 오차(원형공산오차·CEP)는 50m 이하로 낮아지고, 자체 레이더나 광학센서를 부착하면 CEP가 10m 이하로 떨어질 만큼 뛰어난 정확도를 자랑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 미사일에 장착된 방향전환 엔진 노즐핀 4개. 즉 미국의 MD 요격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는 교란 체계마저 확보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도 엔진 노즐핀 4개가 목격됐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결정적인 증거다.

러시아가 이스칸데로 미사일이 INF 협정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만큼, 미국도 개량단계를 면밀히 주시해왔다. 그 결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INF 탈퇴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5일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INF 조약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하면서 그 이유로 2017년에 실전배치한 SSC-8(러시아명 9M729 노바토르 Novator) 순항미사일을 들었다. 

러시아가 극히 이례적으로 자국 주재 각국 무관들을 초청해 직접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의 INF 조약 탈퇴에 대응한 SSC-8 미사일은 바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순항미사일로 개량한 것이다. 가뜩이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트럭에 실려 있기 때문에 기동성이 좋고, 발사 준비 속도가 빨라 탐지가 어려운 터에, SSC-8 미사일이 크루즈(순항미사일) 기능까지 갖췄으니, 미국이 INF 협정 탈퇴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할 수 있다. 

논쟁의 핵심은 SSC-8 미사일의 사거리다. 러시아는 SSC-8 미사일의 사거리가 모체인 이스칸데르-M과 마찬가지(450㎞)이니, IMF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미국은 실제 사거리는 600Km에 이른다고 반박한다. 이 차이는 이스칸데르-M의 편심탄도(Eccentric Ballistic) 비행 때문이라고 한다. 

편심탄도비행은 일반 탄도미사일처럼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 게 아니라, 표적 부근(즉 마지막 단계)에서 상승 뒤 급강하하는 비행을 말한다. 이스칸데르-M은 상대의 요격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50㎞ 정도의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 근처에서 상승한 뒤 급강하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편심탄도비행 기준으로 450㎞를, 미국은 편심탄도비행을 하지 않을 경우 600~700㎞까지 날아간다고 티격태격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INF 조약을 파기할 만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형 미사일은 위협적이다. 게다가 기동성도 좋다.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에 장착된 이스칸데르-M은 전체 중량이 42톤이지만, 고속도로에선 70K/h, 포장도로에선 최하 40km/h로 달릴 수 있다. 한번 주유하면 1,000km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한대에 3명이 탑승해 시스템을 운용한다. 콘트롤 타워와의 데이터 최대 전송 거리는 350Km, 전투시 배치 간격은 50Km다. 발사 준비에 필요한 시간은 18분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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