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서 부담없이 만난 푸틴-트럼프, "이제 시작 앞서가지 말자"는 크렘린
오사카서 부담없이 만난 푸틴-트럼프, "이제 시작 앞서가지 말자"는 크렘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6.2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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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개석상서 "푸틴 대통령 내년 대선에 개입마세요" 농담조 경고
푸틴, 내년 승전기념식 참석 초청, "곧 초청장 보낼 것" 양국 정상화 기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약 1년만에 만났다. 두 정상이 회담 형식을 갖고 만난 건 작년 7월 헬싱키 정상회담이었다.

오사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정상들간의 회담은 서로 부담이 없다.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을 상대로 대략적인 설명만 해주면 된다. 그러나 정식으로 정상간 회담을 가지려면, 사전에 회담 의제는 물론이고, 공동성명 내용, 각 분야의 협정서명 행사 등 까다로운 조율 절차를 끝내야 한다. 또 공동기자회견 준비도 해야 한다.

이날 오사카 미러 정상회담은 약 80분간 진행됐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회담후 기자들에게 "이제 시작"이라면서 "과거에서 교훈을 얻되 너무 앞서가면 안된다"며 미러 관계 정상화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승전기념식에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으며, 정식으로 초청장을 보낼 것"이라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서 예정됐던 미러 정상간의 만남을 무산시켰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피랍사건을 제기했으며, 시리아사태와 이란, 베네수엘라, 중국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그는 전했다. 또 군축 문제와 경제 협력도 대화에 포함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사실 이런 형식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알려줄 이유도 없으니, 서로 부담이 없는 것이다. 

백악관측은 양국 정상이 군비통제 체계를 계속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이란과 시리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에 관해서도 대화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1세기형 군비통제 체계에는 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사진출처:크렘린.ru

회담 전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을 '농담조'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자리에서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며 즉각 푸틴 대통령을 향해 검지를 흔들며 "선거에 개입 마세요, 푸틴 대통령. 내년 대선에 개입하지 마세요"라고 두 차례나 말했다.

통역을 통해 내용을 전해 들은 푸틴 대통령은 특별히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미소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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