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대 신종 코로나 확진자, 고점 정체기에 접어든 것일까?
1만명대 신종 코로나 확진자, 고점 정체기에 접어든 것일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5.0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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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감염병 전문가, "폭발적 감염 피크없이 1만명대 정체기 접어들었다"
엿새째 신규 확진자 1만명대 - 5월말~6월초 제한 조치 해제 예측 늘어나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자로 9일 1만699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3일부터 엿새 연속 하루 1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이 아직 피크(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게 러시아 보건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하루 1만명~1만1천명 수준의 확진 판정이 감염 피크에 이은 '고점 정체기' плато эпидемии(전염의 고원 高原이라는 뜻) 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고점 정체기'는 전염병의 신규 감염자가 최고 수준에 도달한 뒤 더 이상 크게 늘지 않고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마치 고원지대와 같은 그래프를 그리는 시기를 말한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 선을 처음 넘었던 러시아의 신규 확진자는 엿새째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누적 확진자 18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 신종 코로나 피크 모르는 사이에 도달/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염병 전문의 발레리 베즈노센코는 8일 "최근 6일 동안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계속 넘어선 것은 늘어난 검진 건수와 관련이 있다"며 "피크를 이루는 폭발적 증가는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며칠간의 확진자 증가는 신규 감염자라기보다는 기 감염자를 찾아내는 검진 건수가 늘어난데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베즈노센코 전문의는 "주요 병원의 통계를 보면, 신규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가 2~3주 전에 비해 줄었다"며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환자가 줄고, 완쾌된 환자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신규 확진자가 1천명~1천 100명 대에서 한동안 정체 현상을 보이다 줄어들기 시작하면, 현상태를 '고점 정체기'라고 볼 수도 있다.

나아가 임상실험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알렉산드르 체르푸르노프 바이러스학 교수는 "5월 말~6월 초 신종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되는 환자들의 수가 신규 확진자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자가 신규 확진자의 50% 가까이 이른다는 점을 근거로 다른 집중 감염국가와 다른 추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내에서도 제한 조치 해제가 가능한 시기 거론/얀덱스 캡처

정부내에서도 낙관적 시나리오를 펴는 각료가 나왔다. 드미트리 체르니쉔코 부총리는 이날 "지역마다 다르지만, 5월 말~6월 초 신종 코로나로 인해 도입된 제한조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자가 격리' 준수 수준을 5점 만점에 2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며 "모든 것은 국민의 '자기 격리' 규칙 준수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전국민 '자가 격리' 대통령령은 오는 11일로 끝나지만, 모스크바 등 일부 지역은 이달 말까지로 '자가 격리' 조치를 연장한 바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온이 섭씨 30도에 이르면 전파력을 사실상 상실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지역은 6월에 들어서면, 기온이 급격히 오르고,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이 시작된다. 바이러스 감염이 힘을 잃는 시즌이 도래하는 것이다. 

최근의 확진자 급증은 검진 건수가 늘어난데 따른 현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위 사진은 검체 분석시설. 아래는 검체 채취 모습/현지 TV 캡처

그럼에도 러시아의 보건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의 안나 포포바 청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 사태로 도입된 제한 조치들은 백신 개발이 이뤄진 뒤에나 완전히 해제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유행이 끝나더라도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경제적 활동을 위해 제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겠지만, 일부 제한 조치들은 백신 개발 전까지는 그대로 둘 것이라는 이야기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전국 83개 지역에서 1만69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누적 확진자는 18만7천85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규모의 누적 확진자는 영국에 이어 세계 5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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