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행 대한항공이 곧 다시 뜨지만, 서둘러 비행기 탈 때는 아니다
모스크바 행 대한항공이 곧 다시 뜨지만, 서둘러 비행기 탈 때는 아니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0.10.02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급증 -학교 방학, 재택근무령, 시장 폐쇄 등 제한조치 도입중
11월 초 확산세 꺾일 듯 -귀국 교민들 모스크바 돌아가기전 현지 여건 잘 살펴야

한러 양국의 항공편 운항 재개 합의에 따라 대한항공 여객기가 오는 9일 모스크바로 떠난다.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운항을 중단한지 6개월여 만이다. 항공편 재개는 그동안 단절됐던 양국간 인적교류를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좋은 징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에 급거 귀국했던 우리 교민들이 다시 보따리를 싸 모스크바로 가야할 시기는 아닌 게 분명하다. 진짜 화급하지 않다면, 러시아 방문은 뒤로 미루는 게 현명해 보인다. 그만큼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 감염 상황은 현재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는 모스크바는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우선 8월 중순부터 20일 가까이 4천명대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어느덧 9천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정점(1만1천명, 5월 초)을 향해 가파르게 치솟던 4월 중하순을 연상케한다. 

수도 모스크바는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적색 경보' 상태에 들어갔다. 신규 확진자는 하루 2천명대를 넘어섰고,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지난 봄철에 비견될 만큼 비상한 상황이라는 현실 인식아래 시민 이동및 접촉을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놓고 이동금지령을 내리지 않았을 뿐, 거의 거기에 준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뱌닌 시장은 1일 "분명히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각 단체및 기업에 자택근무(원격 근무)를 자율적으로 시행해 달라는 권고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지하철 이동 인구와 도로의 교통 체증 등으로 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모스크바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천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방역 준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소뱌닌 시장, 모스크바 전학교에 2주간 방학 실시령/얀덱스 캡처

모스크바의 모든 학교는 5일부터 가을 방학에 들어간다. 소뱌닌 시장가 5일~18일 2주간 모든 학교가 일제히 가을 방학에 들어가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정상적으로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1달만에 문을 닫는 셈이다. 

러시아는 통상 겨울이 오기 전 1주일 가량 가을 방학를 실시한다. 학교별로 자율적이다. 하지만 소뱌닌 시장은 "가을철 독감 확산과 신종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 등을 고려해 방학 기간을 2주로 늘리고, 모든 학교가 일제히 10월 5일~18일 방학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의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25% 가량을 차지한다"며 "아이들이 방학기간에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지도해 줄 것"을 학부모들에게 당부했다. 

5일부터 모스크바 단체(기업)에게는 일정 비율의 자택근무가 강제된다/얀덱스 캡처

모스크바는 또 모든 기업들에게 전직원의 3분의 1을 재택근무로 돌릴 것을 지시했다. 기간은 일단 5일부터 28일까지다. 당초 재택근무 실시를 권고했으나, 지하철 승객의 이동량이 겨우 4% 감소하자,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대신 집에 머물러야 하는 학생들과 재택근무자들을 위해 모스크바시는 일찌감치 난방 시스템을 가동했다. 모스크바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시 전체가 중앙난방시스템을 운영된다.

방역 수칙 위반으로 강제 폐쇄된 코프테프스키 시장/얀덱스 캡처

모스크바는 또 마스크 착용과 정기적인 소독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한 코프체프스키 시장을 지난 30일 전격 폐쇄했다. 기간은 최장 90일까지다. 모스크바에서 방역 수칙 위반으로 문을 닫은 매장이 지난 9월 말까지 무려 49개에 달한다. 그중에는 대형 유통체인 X5의 '삐체로츠카' Пятерочка 와 '유로스파' Eurospar 매장도 포함됐다. 모스크바의 유명 백화점 '쭘'의 명품 코너에는 벌칙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러시아에 신종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개인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기 않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최근 푸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에 검염된 주민 대다수(80~85%)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중 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봄에 도입됐던 각종 제한 조치가 재개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각종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국민 개개인이 경각심을 잃지 말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시 붐볐던 모스크바의 카페/사진출처:모스크바 시 mos.ru

러시아 방역당국은 1일 "앞으로 몇 주 동안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정점을 찍고 다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