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도 가격때문에 가스 공급 협상이 깨진다
러시아와 중국도 가격때문에 가스 공급 협상이 깨진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6.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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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도 가스 도입을 둘러싸고, 몇년간 노력한 협상도 원점으로 되돌리기도 한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푸틴 러시아 총리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 본사에서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그동안 실무진이 이견을 보인 가격 분야서 최종 타결을 시도했지만 불발로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후진타오 주석은 푸틴 총리에 이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도 회담했으나 천연가스 도입 계약 체결은 미뤄졌다고 한다.

문제는 가격. 가즈프롬은 유럽에 판매하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요구했으나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CNPC)는 동시베리아산 가스는 중국이 아니면 다른 시장이 없다며 큰 폭의 가격 할인을 요구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판매하는 가격은 현재 1000㎥당 345달러이지만, 중국은 자국이 중앙아시아에서 가스를 수입하는 가격인 1000㎥당 200달러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로서는 가격 분야에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건설을 시작한 알타이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는 2015년부터 무려 30년 동안 매년 70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시베리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2개의 가스관 건설에 약 1000억달러가 들 예정이며, 이 가스관을 통해 판매되는 가스 가격은 매년 러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가스 가격이 몇 %만 달라져도, 전체 가격에는 수십억달러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협상이 깨진 정상회담이 끝난 뒤 “호혜의 원칙 위에서 협력을 계속 추진해갈 것”이라며 미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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