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포럼 분석) 우크라 전쟁 등 핵심 이슈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보니..
(상트포럼 분석) 우크라 전쟁 등 핵심 이슈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보니..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06.19 0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은 G7 국가들의 거시경제 정책 실패와 통화정책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는 끝났다 - 새로운 정치 중심지가 형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선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16일부터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상트페테르부르크국제경제포럼'((SPIEF)이 열리고 있다. 17일에는 예년과 다름없이 푸틴 대통령이 전체 회의에서 연설하고, 토론회에도 직접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COVID 19)로 행사가 축소된 지난해보다 행사장은 참가자들로 더 북적거린 느낌이었다고 한다. 

물론, 대러 제재에 나선 서방측 정부 고위인사와 기업인들은 불참했지만, 반서방, 친러시아 국가 50여개국에서 1만4,000명, 1,100개 기업이 포럼에 참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상으로 전체회의에 모습을 드러냈고, 아프가니스탄의 친미 정권을 무너뜨린 탈레반 정권도 SPIEF에 대표단을 보냈다. 

40개국 이상이 상트경제포럼(SPIEF)에 공식 대표단 보내/얀덱스 캡처
상트경제포럼 조직위:디도스 공격이 미국, 우크라이나, 아시아와 남미에서 진행됐다/얀덱스 캡처

관심은 역시 푸틴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및 식량위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 등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진단과 향후 전략을 가늠해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7일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전체회의 연설을 시작했다. SPIEF에 대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 때문이다. 안톤 코뱌코프 러시아 대통령 고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를 폭격하듯, 디도스 공격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태국, 방글라데시의 주소에서 초당 140GB(기가바이트)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공격 작전'을 시작했다는 카린 장 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의 이달 초 발언도 다시 조명됐다.

상트경제포럼 전체회의 모습(위)와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이 73분 간에 걸친 연설에서 강조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가피성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붕괴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에 대한 비판 △글로벌 경제위기는 서방측 책임 △흑해를 통한 곡물 반출 지원 등이다.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서방(나토)이 '반러시아' 시나리오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군사적 점령(나토군 주둔)을 적극 추진했고, 자신들의 무기와 군사고문을 제공했다" "서방으로부터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 상황에서 어렵게 군사작전(개전) 결정을 내렸지만, 불가피하고 필요했다" "작전의 목적은 돈바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를 지원하지만, 모든 목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달성될 것이다"  "러시아 군인들의 용맹과 애국심, 러시아 사회의 단합이 군사 작전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이같은 군사작전은 무조건적인 권리를 가진 주권국가의 결정이다"고 밝혔다.

이후 토론에서 "미래를 다른 나라와 연결하는 러시아인만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에 반대를 표명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러시아 강력한 힘과 그 힘의 발휘에만 관심을 갖는다" "돈바스 사태의 원인은 지난 2014년 (친러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권을 전복한) 우크라이나의 유혈 쿠데타(유로마이단 시위)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러시아는 유엔 헌장에 따라 돈바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인정하고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행동(군사작전)은 절대적으로 합법적이며 LNR과 DNR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으로 참여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단극 세계 질서는 끝났다"고 선언했다/사진출처:크렘린.ru 

◇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붕괴에 대해서는 "1년 반 전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 질서의 미국 단극 체제는 끝났다고 거듭 강조했으나, 서방측은 이를 무시했다" "이 질서를 어떻게든 되살리고 유지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이젠 끝났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했을 때, 자신을 '신의 대리인'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책임은 없고 이익만 추구했다. 그들은 그런 이익을 신성시했고, 이제 일방통행으로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은 아직 과거의 망상 속에서 살고 있다. 자신들이 이겼고 나머지는 모두 식민지이거나 뒷마당이며 그곳 사람들은 '2등 국민'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지구상에 새로운 정치 중심지가 형성되고 자체적으로 정치 체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 질서의 형성은 어려운 과정이나, 강하고 주권적인 국가에 의해 새로운 규칙이 설정될 게 분명하다" "러시아는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로 새로운 세기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앞에 열리는 새로운 거대한 가능성을 이용해 더 강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에 대한 비판:
“서방 동맹국들은 '무모하고 미친’ 제재를 통해 힘으로 러시아 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러시아 경제는 기업인들의 노력으로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주권을 완전히 상실했고, 엘리트들이 남의 의견에 놀아나며 유럽과 유럽 기업의 진정한 이익은 무시하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에 사상최대 규모의 경제제재를 가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잘 견뎌내고 있으며, 정작 큰 피해를 보는 곳은 EU다" "서방의 경제제재는 제 2차대전 초기 전차 등 기갑 전력을 앞세운 독일의 전격작전이나 다름없다" "무기화한 경제제재는 양날의 칼이다. 제재의 역풍을 맞은 EU는 직접 손실만 연 4,0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며,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20% 이상이다" "러시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이어야 하고, 우리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개발 노력과 오늘 마시고 없어질 주스(음료)를 받는 것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러시아 기업은 러시아에서 일해야 한다. 그래야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다"

◇ 글로벌 경제위기는 서방측의 책임:
"현재의 경제 위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때문이 아니라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의 수년간에 걸친 무책임한 거시경제 정책의 결과에 의한 것이다" "최근 2년간 미국의 통화량은 38%, EU의 통화량은 20%나 늘어났다" "서방이 제기하는 '푸틴 인플레이션' 주장은 헛소리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도 러시아는 책임질 일이 없으며, 통화량 남발과 진공청소기처럼 국제시장에서 곡물을 빨아들인 서방측에 근본 원인이 있다" 

◇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지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저지하고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먼저 흑해 연안및 해상의 기뢰를 제거하고 운송에 나서라. 그러면 러시아는 민간 선박들의 운항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는 밀 500만~600만톤(t)과 700만t의 옥수수는 세계 곡물 시장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러시아는 5천만t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다"

전체회의 연설 후 토론하는 푸틴대통령(위)와 지켜보는 참가자들/사진출처:크렘린.ru

◇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푸틴 대통령은 연설 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EU는 나토와 달리 군사적 동맹이나 정치 블록이 아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 "경제협력체 가입 여부는 특정 국가의 주권적 결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토 확장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안보에 대한 보장은 '군대와 함대' 밖에 없다" "새로운 국제질서 규칙은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만이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돈바스 합병: 
포럼에 참석한 돈바스 지역 수반들은 러시아의 일원이 되겠다는 점을 확인했고, 푸틴 대통령도 "그들이 내리는 어떤 결정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련의 영토 전체가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땅"이라고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