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슈진단-27일) 러, 우크라 전황 브리핑 믿을 만한가? 현 교착상태는 진창 때문
우크라 이슈진단-27일) 러, 우크라 전황 브리핑 믿을 만한가? 현 교착상태는 진창 때문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2.11.2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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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 석유 가격 상한가 합의 이뤄낼까? - 폴란드 등 배럴당 30달러 고집
러시아군의 최대 약점은 지휘선상의 통신문제, 실제 포격까지 시간 너무 걸려

러시아 석유의 가격 상한선 합의에 난항을 겪어온 유럽연합(EU)는 28일 협상을 재개하고 막바지 절충을 시도한다. 영국 국방부는 공대지 미사일 '브림스톤-2'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발표했다. 키예프(키이우)의 방공호 시설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중앙 권력과 키예프 시당국의 갈등이 확전일로로 빠져들 조짐이다. 

영국 국방부, 브림스톤-2 미사일 우크라이나 이전 확인/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발굴해 분석하는 '우크라 이슈진단-27일'자다./편집자

◇ 배럴당 65달러 vs 배럴당 30달러 - 합의가 되기나 할까?

러시아 석유 가격의 상한선을 설정하려는 EU 27개 회원국들의 협의는 난항 중이다. 지난 주 타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28일 절충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걸림돌은 러시아에 가장 적대적인 폴란드와 발트 연안 국가들의 강경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다수 EU 회원국들은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배럴당 65달러를 가격 상한선으로 받아들였으나, 폴란드 등 몇몇 회원국이 이를 거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폴란드가 제시한 가격 상한선은 배럴당 30달러"라며 "폴란드 등이 러시아의 석유 생산 원가(20달러)에 근접한 선에서 상한 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그리스와 몰타는 배럴당 70달러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배럴당 65~70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그간의 관측에서 보면, EU 집행위는 최하 가격을, 그리스 등은 최고 가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EU 회원국 대사들이 28일 중으로 상한 가격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달 5일부터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려면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강경 노선의 폴란드와 발트해 일부 국가들의 주장을 EU 집행위가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산 석유의 가격 상한제 도입은 G7 정상회의에서 처음 제기됐고, EU도 고심끝에 동의했다. 그리고 내달 5일부터 해상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 상한선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상한 가격이 정해지면, G7과 EU, 호주 등은 상한액을 넘는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보험과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제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향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상한가를 적용하는 국가에게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를 일체 공급하지 않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뜻에 따라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석유에 이어 가스 가격에도 상한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찬반이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벨기에와 폴란드, 그리스, 이탈리아 등은 상한선 도입에 찬성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섣부른 상한제 도입이 가스 공급망을 완전히 파괴할 위험이 있다며 반대편에 선다.

◇ 누구의 전황 발표를 믿어야 할까? 

러-우크라 국방부(혹은 총참모부)는 매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하루 동안의 전황을 설명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판)는 '전황 요약 코너'를 통해 양국 국방부의 발표를 비교하고, 인플루언스 종군기자의 텔레그램 내용을 소개하기도 한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보부(우리의 합참 격)는 27일 리만과 아브데예프 등 일부 지역으로 러시아군이 집결하고 있으며, 지난 하루 동안 루간스크주 스바토보의 스텔마히프카 마을 등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이 쿠퍈스크 방향으로 진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전황 브리핑 장면/국방부 영상 캡처 

러시아 매체 가제타.ru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 방향으로 공격해오는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고, 우크라이나군 병사 최대 70명과 탱크 2대, 장갑차 2대, 군수용 차량 5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네츠크주의 '차소프 야르' 지역에 포격을 가해 최대 100명의 외국인 용병과 장갑차 6대를 파괴했다고도 했다. 

양측 발표가 서로 엇갈리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내리는 늦가을비로 현재 서로 만족할 만큼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흙탕으로 변한 전장에서 적진 깊숙이 공격하기 보다는 '포 대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 2주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곳은 도네츠크주의 파블로프카와 우글레다르 지역으로 알려졌다. 

내리는 비에 진창으로 변한 우크라이나군 참호/사진출처: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

스트라나.ua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빌려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최대 격전지인 스바토보-크레멘나야 전선의 땅이 얼기 시작하면 지금과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진창으로 기동이 어려웠던 탱크와 장갑차 등이 적진을 향해 진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이 매체가 지적하는 러시아군의 약점은 지휘 선상의 통신 문제다. 정찰 드론(혹은 정찰대)이 공격 목표를 포착한 뒤 실제 포격이 이뤄지기까지 통신상의 문제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드론이나 정찰 그룹에서 확인한 타격 좌표를 가장 가까운 포병 포대로 전송하고, 곧바로 타격할 수 있도록 '끄라삐바'(Крапива) 시스템을 운용중인데, 러시아군에는 그같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스트라나.ua의 주장이다. 

유명한 AK 소총을 생산하는 러시아 방산업체 '칼라쉬니코프'가 '끄라삐바'와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 최근 최전선 부대에 넘겼으나, 고속 모바일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한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태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로 해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사진출처:우크라이나 합참 페이스북

양측을 비교하면 이렇다. 우크라이나군은 정찰 드론으로 포착한 목표물의 좌표를 '스타링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격 포대로 전달하고, 발사가 이뤄진다. 반면, 러시아군은 위성 통신을 통해 표적의 좌표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지만, 포대에서 영상을 다운로드하고 확인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 적시 포격의 타이밍을 놓친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민간 용병 그룹인 '바그네르(와그너) 그룹'이 드론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표적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포격이나 공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군도 중국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러시아군 수송기가 중국을 오가며 관련 기술및 장비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러시아군의 활동 영역을 잘 관찰하면, 미흡한 통신 시스템을 보완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브림스톤-2 미사일을 수송기에 적재하는 모습/러시아 매체 영상 캡처 

-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고정밀 브림스톤(Brimstone)-2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 독일인의 절반 이상(54%)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또 인도주의적으로 충분히 지원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응답자의 3분의 1이상(37%)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과 난민 지원 부문에서 이미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믿고 있으며, 또 다른 17%는 너무 많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31%는 키예프에 더 많은 무기를 공급하거나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지했다. 

- 비탈리 클리츠코 키예프 시장은 정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구호소 격인 '완벽한 장소'(긴급 대피소)의 시설및 운영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비판은 정치적 공세이자 조작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어제 관련 시설을 확인하러 갔을 때, 집권당 대표가 모든 시설은 열려 있고,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그들(집권당 대표측)이 나중에 이해할 수 없는 사진을 올렸다"며 "키예프에는 430개 이상의 '완벽한 장소'가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집권 '인민의 종'의 다비드 아라하미아 대표는 일주일 안에 함께 시설을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완벽한 장소'의 입구 안내문/사진출처:스트라나.ua

- 바티칸 대외협력부 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는 이탈리아 TV 채널 '미디어셋'과 인터뷰에서 "바티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분쟁 초기부터 바티칸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자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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