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은 지금) 푸틴 관저 노린 우크라 드론 공격? "군사적 의미는 없다"고.
우크라 전쟁은 지금) 푸틴 관저 노린 우크라 드론 공격? "군사적 의미는 없다"고.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5.3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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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를 향한 대반격 시점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군 최고지휘관 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탄약 보급과 병력 훈련, 전술 등에 대해 전반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진격할 지 그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푸틴 대통령은 30일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상응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 본부를 공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주거 건물(아파트)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대응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당신들 지도자가 러시아로 하여금 이런 대응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3
미 백악관은 30일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과 관련, "우리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뉴스를 봤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모스크바의 방공 미사일 발사로 추정되는 장면/영상 캡처
소뱌닌(모스크바 시장):(드론 공격으로) 대피한 시민들은 작업 완료 후에야 각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우크라이나가 폭풍전야다. 우크라이나 무장단체(RDK, 러시아어로는 ДРГ)의 러시아 벨고로드 습격 사건(5월 22, 23일) 이후 양국의 수도 키예프와 모스크바를 직접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에 우크라이나의 봄철(이제는 여름) 반격 작전까지 겹쳤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30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한 반격 시점을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하는 내달 1~5일로 예측했다. 올 하반기에는 어떤 식으로든 끝장을 낼 러-우크라 간의 '대격돌'이 임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미 백악관은 여전히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섣부른 불장난이 몰고올 '보복형 확전'과 '핵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태도가 역력하다. 자칫하면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에 훅 날아갈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미사일·드론 공방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재개됐다. 27일 밤부터 시작된 공습은 30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매체와 SNS에는 아주 오랜만(?)에 지하철 역으로 대피한 키예프 시민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지하철 역으로 대피한 키예프 시민들이 공습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텔레그램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도 30일 우크라이나군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들이 나타났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아파트 몇 채가 일부 손상됐지만 심한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의 규모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8대로, 일부 언론은 13대, 텔레그램 채널은 30대 정도로 파악했다. 러시아 당국은 드론 8대중 3대는 '전자전' 방식(주파수 교란및 오작동 유도/편집자)으로 무력화됐고, 나머지 5대는 '판치르-S'(러시아어로는 Панцирь-С) 대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레닌스키 프로스펙트(대로) 등에 있는 3곳의 아파트가 피해를 입었는데, 이는 러시아 측이 전자전 방식으로 제압한 드론 수(3대)와 일치한다. 

앞서 우크라이나 측은 29일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40기 중 36기, 이스칸데르 순항미사일 11기 중 11기, 드론 38대 중 30대를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도시(키예프)에 또다시 어려운 밤이 찾아왔다”며 미사일 잔해 사진을 올렸다. 

이어 30일 새벽에는 '벨고로드 습격' 무장단체의 리더들이 셀카를 찍은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이 있는 (키예프 인근의) '르발스키'(Рыбальский) 지역에도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우크라이나 방공당국은 요격을 주장했지만, 르발스키 지역의 폭발 사건에 관한 목격담이 여럿 전해졌다고 스트라나.ua는 지적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키예프에 배치된 미국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 외곽 관저를 겨냥한 드론 공격?

스트라나.ua는 29일 "오랫동안 이만한 강도의 (러시아) 공격이 없었다"며 "러시아가 달성하고자 하는 공격 목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보도했다. 주요 목적으로는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의 위치와 대응 전략을 파악하고, 방공 미사일 재고를 바닥내려는 의도 △반격작전에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및 군수물자 보급로 파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려는 고도의 심리전이 거론된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일련의 공습이 '벨고로드 습격'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를 공격한 드론의 실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게 없지만, 대충 3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크르제트'(Укрджет, Ukrjet)의 UJ-22 공격용 드론(비행 거리 800km, 운반 가능 폭탄 15-20kg) △새로운 유형의 드론 '우트카'(утка, 비행 거리 400~1000km. 지난 26일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공격시 사용 추정) △드론 A-2 시니차(Синиця, 비행 거리 최대 100km) 등이다.

주목할 것은 러시아 반정부 매체들이 주장하는 공격 목표.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온 드론은 대부분 모스크바 서쪽 지역(모스크바 수도권)에서 목격됐다.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 '노보 오가료보'도 모스크바 서쪽에 있다. 한 반정부 매체는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불과 수㎞떨어진 일린스코예(Ильинское) 마을에 드론이 떨어졌다며 "이번 드론 공격은 지난 3일의 크렘린 공격과 마찬가지로 푸틴 대통령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드론이 목격(격추 혹은 폭파)된 위치들을 파악한 결과, 대부분의 드론이 '노보 오가료보' 근처로 날아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5월 30일 모스크바 드론 공격. 드론 피해를 본 아파트 3곳과 격추(혹은 폭발) 주장이 나온 10곳의 위치. 노란색 표시가 노보 오가료보 대통령 관저/출처:스트라나.ua
지난 3일 크렘린의 지붕 위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순간/현지 매체 영상 캡처 
푸틴 대통령 관저에서 수km 떨어진 마을에서 목격된 드론 폭발 영상/캡처

스트라나.ua는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이 군사적 의미는 없으며, 러시아 사회에 안겨줄 심리적 불안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즉각 드론 공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러시아 국방부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프리고진의 비판 발언은 우크라이나 언론과 텔레그램 채널에서 최대 화제가 되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의 '프로파간다'(선전전)을 측면지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나 "러시아가 다시 대규모 공격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러시아가 미사일과 드론을 비축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드론 공격 영상 통제 전쟁 

국내 언론이 놓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시작된 러-우크라 당국의 공격적인 SNS 정보 차단 캠페인이다. 

스트라나 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29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후 관련 영상을 게시한 블로거 2명을 키예프 시내에서 체포했다. 그 당위성을 옹호하는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잇따라 나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실장은 "놀라운 것은 우리의 방공망 작동에 대한 사진과 영상을 계속 SNS에 올리는 일부 인사들의 무책임함"이라며 "그러한 행동이 우리의 방어 능력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도 "전쟁이 15개월 째에 접어든 지금도, 모든 지자체 시장과 블로거들에게 방공망 작동과 피해 지역 사진, 공격 대상 리스트 등을 올리면 안된다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느냐"며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예프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 사진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우크라이나 블로거가 올린 키예프 방공망 작동 영상. 이 블로거는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영상 캡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도 30일 드론의 영상 게재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나.ua는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뒤를 이어, 드론 공격에 따른 심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SNS 영상 게재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것 같다"며 "모스크바 검찰청은 이미 SNS에 올라온 '가짜 영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SNS의 전쟁 영상 게재를 제한하는 언론법이 지난 3월 말 발효됐다. 스트라나.ua는 "이 법의 발효후 SNS에 올라오는 전쟁 콘텐츠의 양이 대폭 줄었다"며 "러-우크라의 이같은 통제는 상대에게 미사일·드론 공격의 결과를 알 수 없도록 차단하고, 사회적 불안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이날 "러시아 온라인 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타격 좌표를 교정하는 데 사용된다"고 공개한 뒤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온라인 공습 방송을 발견하면, 즉시 당국에 신고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 우크라군의 반격 시점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최전선 주요 행동의 시기가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영상 메시지를 통해 "탄약 보급과 신생 여단의 훈련, 전술 뿐만 아니라 시기도 결정됐다"며 "우리가 진격하는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라나.ua는 그러나 "개시 날짜가 진짜 확정되었는지, 정보전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분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장 주목할 시기는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떠나기로 한 6월 1~5일이라고 밝혔다. 

바흐무트 완전 점령을 선언하는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현지 매체 영상 캡처

'바그너 그룹'이 실제로 바흐무트를 떠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수장 프리고진이 여러차례 바흐무트 철군을 경고한 바 있고, 러시아 국방부와 합의된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스트라나.ua는 "어떤 형식으로든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떠난다면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방어는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프리고진이 주장한 것처럼) 러시아군이 바흐무트에서 패퇴한다면,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바그너 그룹의) 비판은 더욱 강해지고, 러시아군의 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지난해 가을처럼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반격 준비에 대해 역정보를 흘린 뒤, 다른 전선에서 전격적으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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