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벨라루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확정 - 진행방식 결정에 격론 불가피
러시아 벨라루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확정 - 진행방식 결정에 격론 불가피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7.0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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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길이 열렸으나, 실제로 참가할지 여부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 간의 협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국영 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OCA가 8일 태국 방콕에서 제42차 총회를 열고 새 의장 선출과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 허용 등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ROC는 아직 2023년 아시안 게임 참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데, 출전 선수들의 준비나 아시안 게임 참가를 위한 ​조직, 재정,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OCA의 이번 결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3월 권고안을 연상시킨다"면서 "그후 몇 달이 지나도 실질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포즈드냐코프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 위원장/사진출처:트위터

포즈드냐코프 위원장의 발언은, 러시아 스포계의 분위기나 중-러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출전에 부정적인 기류를 전달하기 보다는 OCA 측에 자신들과의 협의를 앞당겨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OCA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최대 500명의 출전을 승인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1년여간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간 진행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두 나라 선수는 그러나 자국 국기 등을 사용할 수 없고 개인전에만 나설 수 있으며, 성적에 따른 메달(총 메달 482개)은 수여되지 않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엠블렘/홈페이지 캡처

앞서 IOC는 지난 3월 28일 러시아와 벨로루시 선수들이 중립적인 선수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특수 군사작전을 공개적으로 지지 발언을 했거나 군 혹은 국가 안보기관에 소속된 선수들은 참가가 불허됐다. 

러시아, 벨라루스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논의는 지난해 12월 OCA 의장 권한대행이 "두 나라에 대한 기존 징계를 존중하면서 이들 나라 선수의 아시아 지역 대회 출전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OCA가 지난 1월 45개 회원국에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받은 우리나라 등 일부 회원국은 두 나라의 참가시 빚어질 각종 경기 진행상의 혼란을 우려하면서 구체적인 진행 방안 등에 대해 추가 질의를 했으며,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이날 OCA 총회를 통해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참가가 공식화된 것이다. "아시안 게임 참가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우려가 있다"는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앞서 OCA는 회원국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경쟁에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OCA 회원국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복싱의 경우, 올해 아시안게임을 파리올림픽 대륙별 예선전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도쿄 올림픽에 ROC 이름으로 참가한 러시아선수단/사진출처:ROC 텔레그램 채널

OCA는 일단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이 복싱 종목에 참가하더라도, OCA 회원국 선수들의 올림픽 쿼터 경쟁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회 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복싱경기와 같이 기록 경기가 아닌 토너먼트로 승자를 가리는 종목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참가할 경우, 대회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OCA 총회는 이달 말로 예정된 토너먼트 종목의 대진 추첨을 앞두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방적인 발표가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물론, 두 나라의 참가에 다소 부정적인 회원국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이날 총회에서는 쿠웨이트 출신의 셰이크 탈랄 파하드 알아흐마드 알사바가 새 OCA 의장에 선출되고, 2025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는 중국 하얼빈이 선정됐다. 동계 아시안게임은 2017년 일본 삿포로 대회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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