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여름 이전 vs 내년 봄 - 지루한 우크라 전쟁 언제쯤 끝날까?
내년 여름 이전 vs 내년 봄 - 지루한 우크라 전쟁 언제쯤 끝날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7.27 0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여름 이전 vs 내년 봄

표현만 다를 뿐 대충 비슷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각각 나온 전쟁 종결 예상 시기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24일 내년 여름 전에는 전쟁이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2024년) 7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NATO)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며 "물론, 나토 가입은 전쟁이 끝난 뒤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년 여름(7월) 이전에는 전쟁이 끝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는 즉각 "그렇다"고 답변한 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사진출처:페북

 러시아에서도 "모든 것이 봄까지 끝날 것"이라는 비슷한 시기 예측이 나왔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군단 안드레이 모르드비초프 사령관은 23일 러시아 TV에서 러시아군의 전쟁 주도권 장악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면서 "봄이 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8월 말까지 반격에 필요한 충분한 화력을 갖고 있지만, 이후에는 짧은 휴지기가 있을 것"이라며 "겨울철로 들어서면 많은 것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고, 봄이 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사망'설이 나온 모르드비초프 사령관/캡처

모르드비초프 사령관은 개전 초기의 최대 격전지인 마리우폴의 아조프(아조우)스탈 제철및 야금 공장을 습격을 직접 명령한 것으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SBU)에 의해 지목된 지휘관이다. SBU는 지난해 9월 모드르비초프 장군이 체첸 공화국의 수반 카디로프와 함께 마리우폴의 점령과 봉쇄, 아조프스탈 공장 습격 계획을 수립하고 결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개전 초기에는 그가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기도 했다. 아조프스탈 공장 공격에는 카디로프 수반 휘하의 '체첸 전사'들이 앞장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여전히 기대를 벗어나면서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다시 '비관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 국장은 23일 반격작전의 성공을 확신하면서도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고,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우크라이나가 모든 군 전력을 반격작전에 투입하면 그 결과가 눈에 띌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서방의 무기 공급이 늦어지면서, 반격 개시 시점이 늦춰졌고, 그 사이에 러시아군이 방어 요새를 구축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기대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가 군 전력을 모두 투입하고 결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대충 8월 말까지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후 우크라이나에 가을비가 내리면서 진격 루트 곳곳이 '진창'(라스푸티차 현상)으로 변하면, 진격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라스푸티차(진창길)의 모습. 위는 참호에 물이 들어찬 모습, 아래는 간신히 언덕을 오르는 장갑차량/텔레그램

우크라이나는 한달여 남은 기간에 반격의 돌파구를 마련할까? 안타깝지만, 비관적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아레스토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우리 군대는 기본적인 장비및 물품이 부족하다"며 "모두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F-16 전투기 등을 공급받지 못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군에는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한 여단에 군수 차량 6대는 축복에 가깝고, 기관총과 박격포, 소형 무기도 충분하지 않다. 일부 여단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나아가 "만약 지원이 시급한 전투 지역으로 1개 여단을 투입하려면 뭐가 필요하고, 또 그 양도 곧바로 계산이 된다"고 했다.

반면,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 전쟁 기본 물자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지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중국이 비밀리에 러시아로 군의 기본 무장 장비를 대거 제공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수십만 개의 방탄복과 헬멧, 드론, 야간용 열화상 광학 조준경 등을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는 전장에서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드론을 우크라이나보다 30배나 많은 1억 달러 어치 이상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측은 이미 "우크라이나가 미국과의 관계를 망치지 않기 위해 중국에서 드론을 구입할 수 없다"고 인정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드론 조작 모습/현지 매체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반격에 대한 비관론은 서방의 주요 언론을 통해서도 확산되고 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최근(19~21일) 미국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열린 연례 아스펜안보포럼에서 '우크리아나 반격은 이제 시작단계로, 본격적인 탈환 작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요지로 발언했지만, 이는 기대와 다른 현실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라나.ua는 "미국측 주요 인사들의 비슷비슷한 발언은 이제 공식적인 (외교적) 수사법(修辭法)으로 굳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에 필요한 무기와 훈련이 부족하다"며 "러시아군의 3중 방어선를 돌파하려면 서방의 군사 교리상 우크라이나가 적어도 3대1의 전력 우위가 필요한데, 이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또 "우크라이나는 항공 전력이 부족한 데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이나 기동성이 뛰어난 독일의 게파드(Gepard) 방공 시스템과 같은 '방공 자산'마저 최전선 근처에 배치할 수 없다"며 "제공권은 러시아측에 넘겨줘 반격은 더욱 힘든 상태"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는 점점 더 약해지고 올해 중 대규모 적진 돌파 가능성은 줄어들어 워싱턴과 그 동맹국들은 전쟁이 길어지고, 그 결과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CNBC 방송도 21일 서방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고 영토를 수복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곧 닫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진격/텔레그램 영상, 우크라군 합참 페북

마이클 클라크 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사무총장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러시아 방어의 약점을 파악하는 1단계에서 시간과 병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 본격적 공세를 펼칠 2단계에서 병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아직도 1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격 가능한 시기와 관련, 군사정보 전문가인 콘라드 무지카는 "가을 시즌에 들어서면 공격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드는 날씨(가을비→라스푸티카 현상)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더 빠른 속도로 남쪽으로 진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시아 출처를 밝힌 전재 및 재배포는 환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