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서 열린 러-아프리카 정상회의보다 더 주목받은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
상트서 열린 러-아프리카 정상회의보다 더 주목받은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7.2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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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27, 28일 아프리카 국가 정상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정식 명칭은 평화와 안보, 발전을 위해 러시아-아프리카 경제및 인도주의 포럼(экономический и гуманитарный форум "Россия – Африка. За мир, безопасность и развитие")가 열렸다. 지난 2019년 첫 회의 때보다는 아프리카 정상들의 참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과 아프리카 각국의 정정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r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아프리카 정상회담은 28일 공동성명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은 공동성명 외에도 2023~2026년 러시아-아프리카 파트너십 포럼에 대한 행동 계획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러-아프리카 협력과 국제 무대에서의 상호 협력에 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 것이라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이 설명했다.

양 측은 또 우주에서의 군비 경쟁 방지에 관한 선언문과 국제 정보보안 보장 및 테러와의 전쟁 에 관한 선언문에도 서명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회의 기간에 아프리카에 곡물 5만톤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총 부채 230억 달러 중 90%를 탕감해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상회의 성과보다 더 언론의 관심을 끈 것은 6·24 군사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등장이다.

사진출처:스트라나.ua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아프리카 출신 인사와 악수를 나누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앙아공)에서 활동하는 '바그너 그룹'의 핵심 인사인 드미트리 시티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주러 중앙아 대사가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첫 사진을 나와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 인물은 레온 도돈 주러 중앙아공 대사로 처음 알려졌다.

그후 사진속 인물은 중앙아공의 의전 담당 책임자인 '프레디 마포크'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전했고, 현지 매체 '폰탄카'는 장소가 정상회담장이 아닌 프리고진이 소유한 '트레지니(Трезини) 호텔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지니는 정상회담 지원을 위해 사흘간 통째로 임대됐다고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트레지니 호텔/사진출처:홈피

프리고진의 등장은 '군사반란 이후 '바그너 용병들'이 중앙아공에서 문제를 일으킨 뒤 일부가 현지를 떠났다'는 프랑스 언론의 앞선 보도를 뒤집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아프리카 사업을 계속하되 지도자(프리고진)는 바꿀 것'으로 전망했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프리고진의 영향력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푸틴 올리가르히로 꼽혀온 프리고진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의 비호 아래 '바그너 전사'들을 아프리카로 파견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재정권을 비호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권을 챙기며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 앞장 서왔다. 그러나 군사반란 이후 프리고진은 일부 전사들과 함께 이웃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겼다. 

그러나 그는 푸틴 대통령이 주재하는 러-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아프리카 사절단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등 꺼지지 않는 그의 존재 가치를 '사진 한장'으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언제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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