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지자, 러 중앙은행 곧바로 기준금리 3.5%P 올렸다
루블화 '심리적 마지노선' 무너지자, 러 중앙은행 곧바로 기준금리 3.5%P 올렸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8.1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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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선 루블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15일 긴급 진화 작업에 나섰다. 전날(14일) 달러당 100루블선이 속절없이 깨진 루블화 가치의 하락세를, 금리 조정을 위한 긴급 임시 이사회의 소집으로 반전시킨데 이어, 이날 이사회에서는 기준금리를 8.5%에서 12%로 3.5%포인트(P) 인상하는 강수를 뒀다. 

러시아 중앙은행/사진출처:위키피디아

온라인 매체 rbc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15일 임시 이사회 후 발표한 언론 보도문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7일 기준 인플레율은 연 4.4%에 달했고, 최근 3개월 평균 인플레율은 7.1%로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섰다"고 큰 폭 금리인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공급을 넘어서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루블화 가치의 하락 → 물가 상승→ 인플레 기대 심리의 고조로 이어지고(악순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내달 15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자본 이동에 대한 각종 제한 조치도 재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금리 조정은 전날(14일) 루블화가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서는 등 '외환 위기' 조짐이 부각되자 긴급 소집된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루블화는 지난 14일 거래 시작과 함께 달러당 100루블선을 돌파했고, 정오께 101루블로 올라섰다. 최근의 루블화 하락세를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파악했던 러시아 통화당국도 '달러당 100루블'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지자, 15일 긴급 임시 이사회 소집을 발표했다. 이후 루블화는 급격히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당 97.7루블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러시아 루블화/사진출처:pxhere.com

중앙은행에 대한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 경제보좌관의 경고가 긴급 이사회 소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현지 금융가는 보고 있다. 젊은 경제관료인 오레쉬킨 보좌관은 "느슨한 통화정책이 루블화 약세의 원인"이라며 "중앙은행은 루블화 약세 상황을 정상화하고, 대출금리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긴급 이사회 소집 발표 후,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1.5%p~3.5%p 금리 인상 예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시장의 예측중 가장 높은 금리 인상안이 채택됐다. 그러나 자본 이동의 제한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추가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향후 루블화의 변화 추이를 지켜가면서 추가 금리인상과 자본 이동 제한 조치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9월 이후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7월 이사회에서 10개월여 만에 기준금리는 연 7.5%에서 8.5%로 올린 바 있다. 

루블화 교환 창구/현지 매체 영상 캡처

러시아는 지난해 2월 특수 군사작전 개시와 함께 루블화 가치가 달러당 120루블로 떨어지자, 금리를 연 9.5%에서 20%로 인상하는 파격을 단행했고, 개인의 환전및 외국인 주식 매도 금지, 에너지 수출기업의 외환 매각 의무화 등 당국의 개입 조치도 쏟아졌다. 이에 따라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50루블 선까지 회복했다. 금리도 자연스럽게 지난해 하반기에 7.5%로 떨어졌다.

그러나 루블화 가치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다시 급락했고, 급기야 지난해 3월 23일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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