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정상회담 - 우크라이나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 'KN-25'와 '곡산' 자주포?
푸틴-김정은 정상회담 - 우크라이나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 'KN-25'와 '곡산' 자주포?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9.1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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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5개월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기술과 우주산업, 경제, 수산, 교육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와 서방 측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북-러 간 군사기술 협력 문제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TV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유엔이 정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지만, 규정 내에서 (군사기술 분야의) 협력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고, 농업 분야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김정은 정상회의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은 "러-우크라 국경 지역의 북한군 배치(북한군의 우크라 전쟁 파병/편집자)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못지 않게 북-러 정상회담에 관심이 높은 우크라이나도 북-러 군사협력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듯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13일 "협상 내용이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서방 측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포병 장비를 공급하는 '군사협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방문 분위기에 따라 '군사협정'이 일부 체결될 수도 있다"며 "이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 수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오는 16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협정'이 체결된다면, 이 때가 유력해 보인다.

스트라나.ua는 "북한이 원칙적으로 러시아에 어떤 무기및 탄약을 제공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은 흥미롭다"며 수백만 발의 포탄과 미사일(미 뉴욕타임스 보도)를 꼽았다. 특히 포병은 북한군의 핵심 병과로, 남쪽(한국)을 향해 정기적으로 '포격'으로 위협한다고 했다.

이 매체는 세제적인 군사 전문 연구소의 발표를 바탕으로 북한이 러시아측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포탄 제원들을 분석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는 2023년 보고서에서 "북한은 자체 생산하는 최소 2만1.600종의 포탄으로 운영하는 포병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22㎜및 152㎜ 포탄(러시아 표준 구경)을 대량으로 비축하고, 다양한 구경의 박격포 포탄과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용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화력(Global Firepower)-2022 랭킹에 따르면, 북한은 다연장로켓시스템 보유 수에서 세계 5위다. 북한은 또 러시아(소련 포함)가 설계한 대부분의 대전차 시스템및 미사일을 생산한다.

북한의 이같은 보유 무기 중 실제로 사용 가능한 것들이 어떤 것인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러시아가) 주목할 만한 미사일로는 MLRS용 미사일 'KN-09'이 있다. 중국의 'WS-1B' 모델을 따라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KN-09' 유도 미사일은 사정 거리가 180㎞나 된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하이마스'(HIMARS)보다 훨씬 길다. 러시아군은 'KN-09'와 같은 미사일 시스템이 부족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게 스트라나.ua의 지적이다. 

북한은 또 사정거리 380㎞, 600㎜ 미사일을 장착한 'KN-25' 다연장로켓발사기(MLRS)를 보유하고 있다. 위성으로 조종된다. 

북한의 KN-25 다연장로켓발사기/사진출처:dzen.ru
북한 자주포 곡산/사진출처:위키피디아

러시아가 관심을 가질 또 다른 북한산 무기는 170㎜ 자주포 '곡산'이다. 사정거리 최대 47㎞로, 러시아 자주포 '피온'(Пион)보다 훨씬 먼 거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스트라나.ua는 "평양은 이미 곡산 자주포를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30대를 납품한 적이 있다"며 "보유 대수가 꽤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매체의 결론은 "북한에는 포탄 외에도 러시아가 관심을 가질 만한 무기가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또 합의가 이뤄질 경우 러시아에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모델은 소련식이 아니어서, 러시아군이 운용 방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이 매체는 예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그 곳에서 1천170㎞가량 떨어진 하바로프스크주(州)의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콤스몰스크나아무레에는 소련시절의 수호이 전투기는 물론, 첨단 5세대 수호이(Su)-57 전투기들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이 있다. 또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도 있다.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두 번째 하바로프스크주 방문 당시, 이 도시를 찾아 전투기 생산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태평양함대 사령부와 극동연방대학교와 해양생물학 시설이 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시설들을 둘러본 뒤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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