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금) 정교회 역법 변경 혼란, 개전 초기 지하벙커 파괴 영상, 사라지는 유명 벽화
우크라 지금) 정교회 역법 변경 혼란, 개전 초기 지하벙커 파괴 영상, 사라지는 유명 벽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0.11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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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역법 변경 혼란

러시아 정교회(UOC, Ukrainian Orthodox Church of the Moscow Patriarchate)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 정교회(OCU, Orthodox Church of Ukraine)가 10월부터 공식적으로 옛 율리우스력 대신 개정 율리우스력으로 역법(曆法)을 바꾸면서 전통 기념식에 대한 찬반 여론이 소셜 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매년 1월 7일이었던 성탄절은 거의 전세계가 축하하는 전년 12월 25일로 옮겨진 데 대한 저항은 별로 없지만, 우크라이나 고유의 기념일은 '전통 고수' vs '날짜 이전' 간에 대립 양상을 보인다.

우크라이나 수호신의 날 기념식 장면/사진출처:위키피디아

가장 대표적인 게 우크라이나 '수호신의 날'(праздник защитников и защитниц 직역하면 남녀 수호자·방어군 기념일)이다. 바뀐 역법에 따라 '수호신의 날'은 10월 14일에서 10월 1일로 변경됐다. 14일은 공교롭게도 정교회의 '테오토코스 중보의 날'(우리 식으로는 성모 마리아 중보 축일), '우크라이나 코사크의 날', 'UPA 창설날'(День создания УПА, 제 2차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독립군이 창설된 1942년 10월 14일을 기념하는 날/편집자)과 겹쳐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전통 고수'파는 "'수호신의 날'이 지난 988년부터 내려온 역사"라며 "역사는 종교와 관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일 '수호신의 날' 기념 영상을 올리는 바람에 '반대파'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전 최고라다(의회) 의원 타치야나 체르노볼(Татьяна Черновол)과 이고리 모시추크(Игорь Мосийчук) 등 정치인들과 시민 단체들은 '수호신의 날'을 정교회의 '성모 마리아 중보 축일'과 함께 10월 1일로 앞당긴 데 반대 성명을 잇따라 냈다.

◇ 마리우폴의 명물 벽화 또 사라져

개전 초기 최대 격전지였던 도네츠크주(州) 마리우폴의 명물 벽화 '행복을 향하여'가 사라졌다. 이 벽화는 '새장을 손에 들고 있는 여성과 새'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친 우크라이나 표트르 안드류셴코 시장 고문은 SNS에 벽화 전후 사진과 함께 "벽화의 여주인공은 폭력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던 모든 여성의 화신"이라고 썼다.

마리우폴의 행복을 위하여 벽화
바흐무트 아파트 단지 벽화(위)와 사라진 모습/사진출처:페북, 스트라나.ua 

앞서 또다른 격전지 바흐무트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비행기를 날리는 부자'와 '행복한 모녀'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엄마와 딸'의 그림이 있는 건물은 무너졌다. 

◇ 하르코프에 첫 지하학교 

우크라이나 제 2의 도시 하르코프(하리키우)에 처음으로 지하 방공시설에 학교가 건립된다. 러시아의 공습에도 안전한 첫 지하학교다. 

이고르 테레코프 하르코프 시장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완전한 지하 학교를 만들 것”이라며 “수천 명의 학생들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위협에도 안전하게 대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장 현대적인 기술을 도입해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하 학교의 건축 규모와 시설, 개학 시기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르코프 지하철역에 마련된 학교 교실/사진출처:스트라나.ua

하르코프는 지난 9월 1일 신 학년 개학에 맞춰 각 지하철역 내부에 약 60개의 독립된 교실을 마련하고,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러시아 국경에서 가까운 하르코는 전쟁 전까지 인구 14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다. 

우크라이나 교육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국 363곳의 국공립 교육기관이 운영했던 각종 교육시설 3,800개가 파괴된 상태라고 밝혔다.

◇ 개전 직후 파괴된 우크라군 지휘소 영상 공개

개전 초기, 러시아군의 폭격에 파괴된 하르코프 지휘 벙커/우크라 TV채널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TV 채널 '1+1'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의 다큐 영상을 공개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 하르코프 미사일 공격시, 우크라이나 군 지휘소인 지하 벙커를 정확히 알고 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큐 '하르코프의 1년'(Год. Харьковщина)은 지역 책임자가 안내한 우크라이나 지휘 벙커의 파괴된 내부를 보여줬다.

책임자인 바딤 시냐프스키는 "우리는 지하 벙커가 러시아군의 공습과 포격에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오산이었다"며 "러시아 미사일은 우리 벙커를 파괴했다"고 말했다.그는 "벙커들이 구소련 시절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러시아측이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정확히 2022년 2월 24일 오전 5시에 시작된 폭격 과정에서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 2발이 벙커를 박살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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