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 대표단 방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 원한다'?
우크라 정부 대표단 방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 원한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1.14 0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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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실장이 12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일원으로 미국에 도착했다. 예르마크 실장은 도착 직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율리아 스비리덴코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의 일원으로 미국에 왔다"며 "미 백악관과 의회, 싱크탱크, 공공기관 대표들과 회의를 갖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 공식'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국방력 강화 등 양국간 군사경제적 협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오른쪽)의 방미 중 (평화안을 제시한)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난 예르마크 대통령실장(왼쪽)/사진출처:텔레그램 @ermaka2022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12일 그가 정부 대표단에 포함된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간의 회담(전화 통화) 주선을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을 사실상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반대하는 공화당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적인 우크라이나 방문 초청과 전화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예상 대화 내용'을 올려 조롱했다. 그녀는 "도널드, 블라디미르입니다. 나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 '바이든의 친구'"이라며 "나는 조 (바이든)와 그의 아들과 사업을 했었는데, 그들에게는 문제가 생겼습니다"고 말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임원을 맡아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의혹받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그러면서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까? 나의 아내 레나는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해 뉴욕에 가야 합니다"고 물을 것이라고 자하로바 대변인은 밝혔다. 그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야가 방미 중 뉴욕 명품 매장에서 쇼핑했다는 소문을 언급한 것으로, 서방 언론은 이를 '가짜 뉴스'로 규정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진영의 대(對) 우크라 추가 군사 지원 의지 약화에 직면해 있다. 세바스티앙 레코르누 프랑스 국방장관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며 "이제는 키예프(키이우)가 직접 공장에 무기를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TV 채널에 나와 "우크라이나가 특별 지원 자금으로 곡사포를 구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협상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5억 유로 규모의 유럽연합(EU) 군사 지원에 또 반대표를 던졌다. 헝가리 외무부 측은 "우크라이나가 헝가리계 주민들의 권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며,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며 "헝가리 기업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텔레그램 캡처

미국의 대우크라 추가 지원 자금이 (공화당 주도의) 미 하원에 막혀 있는 상태에서 EU 회원국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담판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11일 연방 정부의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안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자금을 뺀 상태에서 제출했다고 미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존슨 의장은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의 경우, 다른 외국 지원과는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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