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한-러 관계 회복은 한국 정부에 달렸다" - 이도훈 대사 신임장 제정식서
푸틴 대통령, "한-러 관계 회복은 한국 정부에 달렸다" - 이도훈 대사 신임장 제정식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2.0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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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러시아 관계의 파탄 가능성까지 입에 올렸던 푸틴 대통령이 4일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러시아는 한국과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이 대사 등 21개국 대사들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 회복은 한국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임장 제정은 파견국의 국가 원수(윤석열 대통령)가 자국 대사에게 수여한 신임장을 주재국 국가 원수(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외교적 절차다. 

푸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21개국 대사/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독일, 영국, 호주 등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러 제재에 나선 소위 '비우호국'들을 포함해 총 21개국 대사의 신임장을 받았다.

크렘린이 공개한 푸틴 대통령의 인사말에 따르면 그는 "전통에 따라 귀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운을 뗀 뒤 한-러 관계에 대해 "잘 아시다시피, 안타깝게도 러시아와 한국의 양국 관계는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양국 관계는 가장 건설적인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쪽이었다.(развивалисьсамым конструктивным образом и носили обоюдовыгодный характер, особенно в экономической сфере) 우리는 한반도 정세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에도 함께 노력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는 이도훈 주러대사/크렘린 영상 캡처
21개국 대사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이어 "협력 관계를 양국에게 매우 유익한 파트너십의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한 지는 한국 정부에 달려 있다"며 "존경하는 대사님, 우리는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의 관계에 대해 "양국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에너지 분야 등에서 실용적인 협력 관계의 발전으로 유럽 대륙 전체에 이익을 가져왔다"며 "협력 중단은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평등과 상호이익, 존중 원칙에 따른 관계 구축은 양국 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이후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나토(NATO)에 가입한 스웨덴에 대해서는 "특정 군사 블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200년의 정책을 포기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의 상황은 양국과 (발트) 지역, 유럽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이절 케이시 영국 대사에게는 (제 2차세계대전 이후) 전후 체제를 구축한 미-영-소 3국의 테헤란 회의 80주년 기념식을 언급한 뒤 "두 나라는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 안보 유지에 협력해 왔다"며 "더 나은 방향으로 양국 관계가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모든 국가와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고 블록 대결이나 유엔 헌장에 어긋나는 조치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누구에게도 편파적이거나 적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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