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우크라 '3월 대선'은 무산, 푸틴 대통령은 군병원서 '승리 자신감' 표명
새해 첫날) 우크라 '3월 대선'은 무산, 푸틴 대통령은 군병원서 '승리 자신감' 표명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02 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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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를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과 포격을 계속했다. 각각 수십명의 사망자와 백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오기어린 보복전을 멈추지는 않았다. 

새해의 첫 태양이 떠오른 1일, 최소 1주일간의 긴 연휴가 시작됐지만, 양국 지도자들과 언론은 쉴 수가 없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 바쉬네프스키 군병원을 찾아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부상한 병사들을 위문하고, 그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그러나 우리의 조건에 따라 끝내기를 원한다"며 "러시아는 끝없이 싸우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기존 입장(작전 목표)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수 군사작전 참전 부상병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대화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그는 서방의 대 우크라 군사 지원에 대한 한 부상병의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적이 아니다"며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원하는 서방 세력이 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 엘리트들은 러시아를 5개 (국가)로 나누는 방안에 대해 수년 동안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왔다. 동시에 소위 '키예프(키이우) 정권'을 꽤 오랫동안 키워왔다. 오늘날의 이 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그들은 이 갈등을 조성했고, 목적을 달성했다. 이제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러시아와 싸우는 방식으로 매듭지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특수 군사작전의 진행 상황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적이 점차 위측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5천~6천 개의 155㎜ 포탄을 소비하는데, 미국의 생산량은 월 1만4,000개에 불과해 포탄 고갈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전선의 상황이 만족스럽다"며 "우리 군은 세계에서 가장 전투 준비가 잘 된 군대"라고 치켜세웠다.

"우리 군은 세계 어느 군대에도 없는 현대식 무기를 갖고, 전선에서 나타나는 모든 것(무기나 장비)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것도 매우 빨리 이뤄진다. 아직 서방의 첨단 무기나 적의 드론 등을 제압할 수단이 부족하지만 매우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오늘날 전투의 효율성은, 군대가 특정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생산적 관점에서 이에 대응하기로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이 일을 잘하고 있으며, 아마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잘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군대가 가진 매우 큰 장점이다."

특수 군사작전 유공자들과 함께 새해를 축하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그는 또 새해 전날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벨고로드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민간인들을 겨냥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다연장로켓시스템으로 집속탄 형태의 '올하' 로켓 2발을 대낮에(오후 3시) 새해를 앞두고 사람들이 걷고 있는 도심을 향해 발사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공격은 테러 공격 외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부를 수 없다. 러시아도 키예프(키이우)나 다른 도시의 도심 광장을 때릴 수 있다. 하지만, 그 곳에는 아이들이 있고, 유모차를 끄는 엄마들이 있다. 속에서 울분이 치솟지만 러시아는 그렇게 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병력 집결지와 군지휘부, 무기고 등 군사 관련 시설에 대한 정밀 공습을 늘릴 것이다”. 

2024년 새해 인사를 전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동선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이,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지난해 11월 초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총참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과 군부 간의 갈등을 폭로하고 군부의 발언에 힘을 실어준 매체다. 새해 첫 인터뷰 대상자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택한 데에는 대통령과 군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지 매체에서 관심을 끈 것은, 역시 새해 3월 31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다.
스트라나.ua는 지난 31일 헌법이 정한 기간 내에 대선 캠페인이 시작되지 않아 새해 3월 31일로 예정된 대선이 공식적으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관련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12월 31일 선거운동이 시작되어야 했다. 또 이를 위한 선거법 개정안도 최고 라다(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은 계엄령 기간에 대선 실시를 금지하고 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캠프(팀)는 2024년 3월 대선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정계에 끊임없이 나돌았다. 그 소문은 우크라이나 안팎에 정치적 긴장을 불렀고, 야당 측은 유력 후보인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총참모장을 내세워 권력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젤렌스키는 지난 12월 초 “지금은 선거를 할 때가 아니다”는 견해를 표명했고, 새해가 밝으면서 3월 31일 대선은 완전히 물건너 갔다.

새해 언젠가 대선이 치러질 지 여부는 여러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도 최전선의 전황이다.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되고, 계엄령이 유지될 지 여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또 내부 정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도 중요하다.

스트라나.ua는 "젤렌스키 대통령 (캠프)은 지지도가 떨어지고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참모장 간에 갈등이 남아 있는 현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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