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공중 지휘소 A-50 정찰기 격추됐다고? 어떻게? 향후 러시아군 공습은?
러시아의 공중 지휘소 A-50 정찰기 격추됐다고? 어떻게? 향후 러시아군 공습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16 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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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습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진 '장거리 레이더 탐지기'(공중 정찰기) A-50과 항공 통제설비가 탑재된 특수 목적기(항공 통제기) 일류신(IL)-22M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피격, 격추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타격 목표 설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습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도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전해진 러시아 A-50 정찰기/사진출처:위키피디아

 

피격된 뒤 아나파 공항에 비상착륙한 IL-22M의 꼬리 부분/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가제타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종군 기자 유리 코테노크는 15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아조프(아조우)해에서 피격된 뒤 인근의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州) 아나파 공항에 비상착륙한 항공 통제기 IL-22의 꼬리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지상에 착륙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감탄했다. 

A-50 정찰기와 IL-22M 항공 통제기의 피격은 전날(14일)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 등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저녁 9시 10분쯤 자포로제(자포리자)주(州) 아조프해 상공에서 작전 중인 A-50 정찰기를 격추하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IL-22M 통제기를 파손했다는 것. A-50기는 피격 직후 레이더에서 사라졌으며(격추), 그 직전 IL-22M 통제기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급히 작전 영역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A-50기는 피격된 뒤 러시아의 전술항공통제단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이후 러시아 공군의 Su-30 항공기 조종사가 폭발및 추락을 확인했다고 rbc-우크라이나는 주장했다. 또 자국군이 감청으로 수집한 IL-22M 통제기 조종사와 아나파 공항 관제사 간 교신 녹음을 공개했다. 조종사는 공항 측에 보낸 SOS 교신에서 비상착륙을 통보하면서 소방및 구조대의 출동을 긴급히 요청했다.

이튿날(15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A-50 정찰기와 IL-22 통제기를 파괴했다"며 “아조프 지역에서 작전을 완벽하게 계획하고 실행한 공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3일 자국의 군수산업단지를 공략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러시아군의 중요한 항공 자산 파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사진출처:페이스북

러시아의 A-50 정찰기는 공중과 해상 표적을 추적·정찰하고, 위치와 방향, 속도 등 표적 정보를 지휘센터나 전투기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치 전문가인 알렉산드르 코발렌코는 "A-50은 장거리 레이더 감시 및 정찰 항공기"이라며 "항공 전술시, 표적 지정과 원거리 표적의 포착, 감시 및 파괴하는 능력을 높이는 데에도 활용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15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기사의 '항공기 공격'(Удар по самолетам) 코너에서 "A-50이 실제로 격추됐다면, 이는 러시아군에게 심각한 손실"이라며 "A-50기는 동시에 수십 대의 항공 전력을 제어하면서 공중전을 지휘하고, 지상 레이더 기지보다 훨씬 넓은, 반경 최대 400㎞내에서 표적을 식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A-50기의 격추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중단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나탈리아 구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군 대변인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A-50기는 러시아군의 공습 전에 타격 목표 상황을 최대한 정찰해 알려줬다"며 "우리는 이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적어도 (A-50 격추가) 앞으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지연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A-50기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3와 비교된다. 항속거리 5000㎞, 작전고도는 5~10㎞다. 5명의 조종사에 10명의 정찰 전문 인력이 탑승하고 있다.

군사 정치 전문가인 코발렌코는 "A-50 정찰기의 가격은 거의 4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그러나 A-50이 현재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가치는 그보다 더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A-50기의 격추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추 원인에 대해서는 몇가지 버전이 떠돌아다닌다. 
스트라나.ua는 "A-50기의 격추가 어떻게 가능한지 명확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 전투기는 아조프해 상공을 비행하지 않으며, 전선에서도 100㎞ 이상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A-50기가 실수로 추락했다는 가설외에 가장 일반적인 버전은 미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에 맞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용되는 PAC-3계열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사거리가 40㎞에 불과하다는 것. 사거리가 160㎞에 달하는 PAC-2 계열의 패트리어트 장거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캡처1=무기 미 패트리엇 ©U.S. Army  Eugen Warkentin
미국의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사진출처:©U.S. Army Eugen Warkentin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총 9대의 A-50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벨라루스의 마추리시치 군기지에서 A-50 한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아 부분 파손됐다. 타간로그에서 수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벨라루스 군기지에 있는 A-50기 정찰기를 향해 날아가는 드론의 모습/영상 캡처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의 키릴 부다노프 국장은 15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러시아에서는 A-50 정찰기 8대만 상태가 양호하다"며 "A-50 정찰기 파괴는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24시간 작전 활동을 수행하고, 통신을 유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A-50기와 함께 파손된 IL-22M 통제기는, 지난해 6월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는 과정에서 격추시킨 그 기종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가 아조프해에서 특수 목적 항공기 두 대를 잃었다는 정보에 대해 "아직 크렘린에는 그같은 정보가 없다"고 피해갔다. A-50 정찰기 등의 격추 과정이나 사실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끝난 뒤에야 어떤 형식으로든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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