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폭스뉴스의 전 앵커 터커 칼슨의 푸틴 대통령 인터뷰에 관심이 쏟아진다
미 폭스뉴스의 전 앵커 터커 칼슨의 푸틴 대통령 인터뷰에 관심이 쏟아진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2.08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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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뉴스 앵커 출신의 미국 언론인 터커 칼슨의 모스크바 방문과 푸틴 대통령 인터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가 지난 7년간 미국 '폭스뉴스'의 간판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온 지명도 때문이다. 칼슨은 지난해 4월 '폭스뉴스'를 그만둔 뒤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터커 칼슨 앵커/출처:newsroom.su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칼슨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 알렸고,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터커 칼슨과 2시간 여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7일 확인(인터뷰는 6일)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예고한 터커의 '엑스' 게시물을, '엑스'의 소유자이자 전기 자동차 태슬러 CEO인 일론 머스크가 공유하면서 조회수가 8천만 건을 넘었다.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엑스'에 올라오면, 천문학적인 조회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칼슨은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푸틴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엑스'에서 차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다른 SNS 플랫폼은 인터뷰 내용을 검열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스트라나.ua는 "푸틴 대통령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서방의 유명 앵커(터커 칼슨)와의 인터뷰를 생방송 하듯(삭제없이) 서방 측에 내보내 엄청난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푸틴 인터뷰는 워싱턴 시간으로 8일 저녁 6시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황금시간대다. 

모스크바에서 올린 푸틴 대통령 인터뷰 예고 영상(위)와 모스크바 도착 장면/텔레그램 캡처 

칼슨이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추진한 것은, 서방 주류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 태도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엑스' 게시물에서 "많은 서방 언론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한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미국인 대부분은 푸틴 대통령이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그의 목소리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고, 미국인들은 이 전쟁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발발 2년이 가까워진)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무역과 군사 동맹을 포함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세계 질서를 바꿨고, 많은 국가에서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지만, 영어권 국가들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아무도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서방 언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쓰는 모든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전쟁으로 이어지는 가장 역겨운 형태의 선전"이라고도 했다.

그의 이같은 논리는 새삼스럽지 않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 잘 알려진 극우 논객이다. 또 2020년 미국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펼 정도로 친(親)트럼프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도 러시아 편을 든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일각에서는 칼슨의 크렘린 방문이 단순한 인터뷰 차원을 넘어 트럼프 전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한 시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서방 진영과 우크라이나는 그의 인터뷰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인을 상대로 한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문제에 관한 미 상하 양원 협의를 더욱 꼬이게 할 가능성이 높다. 미 상원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그리고 멕시코 국경 안보 강화 방안 등을 함께 담은 민주·공화당 합의안을 7일 표결에 부쳤으나, 민주당측의 이탈표로 인해 부결됐다.

볼쇼이 극장에 간 터커 칼슨/사진출처:텔레그램

칼슨은 자신에 대한 유럽연합(EU)측의 제재 보도에도 일체 개의치 않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인터뷰를 요청했으며, 그가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첫 일정으로 볼쇼이 극장에서 오페라를 관람하는 등 모스크바 관광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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