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장악한 현대차 모델 '솔라리스', 러시아 자동차 브랜드로 곧 '시장'에 나온다
러시아를 장악한 현대차 모델 '솔라리스', 러시아 자동차 브랜드로 곧 '시장'에 나온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3.1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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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트르부르크 소재 옛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이르면 15~16일 현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드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사용했던 '솔라리스'이고, 모델(제품군)은 HS(세단형, 옛 현대 솔라리스. HC는 그 약자), HC(콤팩트·소형 크로스오버·SUV, 옛 현대 크레타, HC는 그 약자), KRS(세단형, 옛 기아 리오, KRS는 기아 리오 솔라리스의 약자), KRX(크로스 해치백형, 옛 기아 리오X, KRX는 그 약자) 등 네 종류다.

물론 순차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솔라리스 KRS(기아 리오S)/사진출처:AGR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러시아 법인(HMMR)의 자산을 인수한 현지 AGR자동차그룹(이하 AGR)은 최근 "당국으로 부터 HS와 HC의 차량 형식 승인(VTA)을 받아 정식으로 차량 등록을 끝냈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조만간 AGR 전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AGR은 지난달 22일 '솔라리스' 자동차 브랜드 출시를 선언한 뒤, 솔라리스 차량의 판매를 위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스 등 현지 언론은 "AGR측에서 제공한 이미지를 보면, 4개의 차량 모델이 기존의 현대 솔라리스(HS), 현대 크레타(HC), 기아 리오(KRS), 기아 리오 X(KRX)를 완벽하게 복제했다"고 평가했다.

솔라리스 HC/사진출처:AGR

원래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러시아 현지 환경에 맞춰 생산한 소형 승용차 모델인 '솔라리스'(한국명 엑센트)였지만, AGR측이 HMMR을 인수하면서 함께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꾸준히 현대차를 상징하는 모델이었고, 또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러시아 자체 자동차 '브랜드' 이름이 됐다.

모터스에 따르면 AGR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가동을 위해 현대차에 앞서 인수한 독일 폭스바겐의 칼루가 공장에서도 근로자들을 데려왔다고 한다. 작업 중인 근로자는 약 800명에 이른다. 이들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장에 있는 기존의 재고 부품으로, 1만대 가량 조립할 예정이다. 옛 현대차 공장에는 5만~7만대의 차량을 조립할 수 있는 부품이 재고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부품이 소진된 뒤 '솔라리스' 브랜드로 어떤 차량이 생산될 지는 미지수다. 현대자동차로부터 계속 부품을 공급받을 수도 있고, 중국으로부터 다른 브랜드의 부품을 들여와 차량을 조립할 수도 있다. 현대차 본부는 이에 대해 일체 코멘트하지 않고 있다.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6일 타스 통신을 인용, "수만 대 분량의 부품이 공장에 재고로 남아 있지만, 일부 부품은 앞으로 부족해질 수도 있다"며 "이 경우, 현대차가 필요 부품을 공급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측은 그동안 "소유권이 넘어간 이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진행되는 생산 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모습/사진출처:현대차

AGR은 '솔라리스 브랜드'의 차량에 대해 3년 또는 10만㎞를 보증하는 판매 조건을 제시했다. 솔라리스 HS 자동차의 가격은 165만~185만 루블로 전망되고 있다(현지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 세르게이 부르가즐리예프). 

AGR은 지난달 13일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이름을 'AGR 자동차공장'으로 변경하고, 알렉세이 칼리체프 AGR 최고경영자(CEO)가 이 공장의 총괄이사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칼리체프 CEO는 원래 현대 자동차 출신으로, 2010년~2024년 1월 현대자동차 러시아 CIS 법인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개발및 마케팅 전략을 담당했다. 2017년에는 현대차 상무로 승진한 '현대 맨'이다.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한 현대차는 꾸준히 러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지만, 2022년 2월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그해 3월 부품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약 2년간 휴업을 거듭하며 공장 재가동 기회를 엿봤지만, 지난 1월 현지 법인 '아트 파이낸스'에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현대차는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으로 1만 루블(약 14만원)에 공장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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