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여행 8월 16일 셋째날
바이칼 여행 8월 16일 셋째날
  • 이재원
  • ljw0302@hanmail.net
  • 승인 2006.08.22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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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수요일.

아침일찍부터 알혼섬 투어를 시작했다.

사실,가이드 옆에 찰싹 붙어 다니면서
설명을 열심히 들었어야 했지만,
'이게 무엇입니다' 라는 말과 함께 사진찍기에 바빴다.

기억나는 것은 기억나는 대로
인터넷에서 찾은 것은 찾은 것대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러시아 사람들은 바이칼 호수를 '바다'라고 부른다.
그도 그런것이 남북 길이가 630km를 넘는데다가
미국의 5대호 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바다'도 작은 바다와 큰 바다로 나뉜다.

위의 사진은 작은 바다에 속한다.



버스가 멈춰선 곳은 높은 지대였고,
바이칼 호수로 내려갈수 있도록 길이 있었는데,
내려가는 길목에 사람들이 돌멩이로
자신의 이름을 만들어 놓고 간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보고 나도 한번 따라해보았다.



몇년 전부터, '바이칼을 다시 한번 가봐야 되는데'
벼르고 벼르시던 아버지, 결국은 또 못 오셨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담아, 호수 옆에 버려져 있던 패트병에
아버지 명함을 넣어 살짝 흘려보냈다. 하하^^;;



삼형제 바위.

이렇게만 보아도 바다 같은데, 역시나 작은 바다랜다.
아니, 그럼 대체 큰바다는 얼마나 커야 하는건지..



삼형제 바위 사이에는 신비스러운 동굴이 있는데,
동굴속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공명을 일으켜
마치 괴물의 울음 소리처럼 웅장하게 들릴 때는 대낮인데도
소름이 끼쳐 닭살이 돋는다고 한다.



하보이. 알혼섬 북쪽 끝에 있다.
하보이는 부랴트 말로 "이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보이를 중심으로 왼쪽을 '말로에 모레'(작은바다)
오른쪽을 '발쇼이 모레(큰 바다)'라고 부른다.
작은바다와 큰바다를 서로 비교를 하면서 보니 정말 대단했다.



작은 바다와 큰 바다의 차이점을 굳이 따지자면,
작은 바다를 보면 앞에 산맥이 보이는데,
큰 바다를 보면 아무것도 없이 수평선만 보인다.



하보이 가장 끝 지점까지 걸어가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쌓아놓고 간 조그만한 돌멩이 탑들이 보였다.



하보이 가장 끄트머리,가장 높은 곳에는
'세르게' 라는 상징물이 서 있었다.
우리나라의 장승과 비슷한 상징물인데,
온갖 천들이 묶여 있었고,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서
놓고 간듯한 기념물들이 땅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러시아 동전은 물론, 한국 동전,
담배, 라이타, 거울 등 많았다.



맘에 드는 사진 중에 하나이다.

사진 찍기위해 자리를 잡았더니,
어머니께서 떨어질까 무섭다며,
더 뒤로 가지 말라며 나를 말리셨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와 뿌듯 ^^




하보이 관광을 마친 후, 우리를 데리고 왔던
운전기사들이 차린 부랴트식 점심 식사를 했다.

나뭇가지에 솥을 걸고, 불을 지펴서
듬성듬성 썰은 감자와 토막낸 오물을 물과 함께 끓여
소금 간을 한 '우허'라는 오물 감자국 이었다.

오물은 바이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 어종으로,
청어와 비슷하다고 한다.

오물 감자국과 함께 오이,토마토 샐러드와 빵
후식으로 마신 홍차는 정말 맛있었다.



사랑의 곶.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한가지 있다.

"오랫동안 아기를 갖지 못해 고민을 하던 부부가 있었다.
남자가 고민 고민 끝에 자신의 친구와 부인을
이곳에 하루동안 내버려 둔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에도 부인이 임신을 하지 못하면
그때는 부인을 내친다고 한다."

뭐, 이곳에 와서 무슨 의식과 함께
아기를 단번에 가질수 있었다는 둥
애절한 사랑얘기를 기대했던 우리는
가이드 이야기에 다들 뒤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멋진 풍경.



내려다 본 풍경. 다리가 후들 후들 떨린다.



우아직 4대를 몰았던 운전기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왔다 갔다 고생하고, 점심을 차리느라 고생하고,
그래도 다들 표정은 해맑으시다.



하보이에서 후쥐르 마을로 돌아오는 길.

날씨가 협조를 해주어야 알혼섬 투어를 제대로 하는데,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편이었다.
돌아오는 길이 거의 이렇게 울퉁불퉁한 길이었는데,
비라도 내렸다면 길이 아닌 이 길마저 사라지거나
진흙탕이 되어 차가 다닐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양떼를 발견하고 잠시 차를 세웠다.



양떼 목장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하늘은 얼마나 예뻤던지..



역시나 마을로 돌아오는 길. 길이 길이 아니다.



마을로 돌아와 짐을 꾸리고,
다시 알혼섬으로 출발하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1박 2일 동안 최고 인기쟁이 였던 '스베따'와 사진을 찍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찾아왔었는지,
"매운 배추(김치)를 먹어? 안 매워?" 하며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던 스베따.

일행 중에 남학생들이 제일 아쉬워했다.


다시 5시간의 버스 여정을 거쳐
이르쿠츠크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렀다.
원래 일정에 없었던 것이지만,
들러서 기념품(보드카 와인 등)도 사고,
군것질 거리도 사고, 야참거리도 사고 했다.

일찍 출발한다고 출발했는데
역시나 이르쿠츠크 숙소에는 저녁 늦게 도착했다.

숙소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제발 내일 비가 안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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