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하영식씨의 시베리아 여행기 '얼음의 땅 뜨거운 기억'
자유인 하영식씨의 시베리아 여행기 '얼음의 땅 뜨거운 기억'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0.09.09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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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구 소련의 문화적 속살을 살펴보고, 연방 체제 붕괴와 그 이념적 바탕을 두루 헤아려본 책 ‘얼음의 땅 뜨거운 기억’(하영식 지음)이 나왔다. 칼럼니스트 하영식(45)씨가 쓴 이 책은 발로 찾은 시베리아를 담았다. 7번이나 시베리아를 찾아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낡은 미니버스를 타고 다니며 수집한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파스테르나크 등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특히 제정 러시아 시절 귀족 집안 자제들이 조국을 개혁하기 위해 가진 것을 버렸던 ‘데카브리스트(러시아 최초로 근대적 혁명을 꾀한 자유주의자) 혁명’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왜 그렇게 시베리아에 집착했을까? 하씨는 1996년 2월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 때만 해도 하씨를 움직인 것은 호기심이었다. 당시 러시아는 1991년 소비에트 체제가 붕괴한 뒤 과도기를 겪으면서 마피아가 모든 것을 장악할 정도로 불안정한 사회였다. '얼음의 땅 뜨거운 기억’은 바로 그만의 독특한 '나의 러시아 여행기'다.

그는 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80년대 노동운동을 하던 때 가장 충격이 컸던 것은 소비에트 체제가 무너졌다는 사실이었다"면서 "처음엔 중국이나 러시아를 직접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갔었죠. 하지만 갈 때마다 변화무쌍하게 변화하는 모습 때문에 그 이후에도 계속 갔다"고 했다. 특히 시베리아는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라고 밝혔다.

그가 시베리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이르쿠츠크를 자주 찾은 것은 '데카브리스트들' 때문이었다. 그의 책에도 상세하게 적고 있다. 하씨는 “자신의 기득권을 버린 데카브리스트들의 이야기는 반드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하씨는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노동운동의 맥이 바뀐 뒤 훌훌 벗어던지고 한국을 떠났다. 지금은 그리스인과 결혼해 그리스에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자유로운 세계인이 된 뒤로 하씨는 시베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70개국을 두루 다녔다. 특히 이라크, 그루지야 등 분쟁 지역도 많이 찾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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