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모스크바 교통경찰과는 눈을 마주치지 말라
겨울철 모스크바 교통경찰과는 눈을 마주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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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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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모스크바 거리는 음주운전 단속장이 되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오전부터 교통경찰이 집중 배치돼 음주운전자 색출작전을 펴고 있네요.

새해를 최대 명절로 여기는 러시아인들은 전통적으로 새해맞이를 하며 날을 지새며 보드카 등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습니다. 평소에도 술을 마실 때는 두주불사형으로 마시는 게 러시안 스타일이지만 새해를 맞는 순간에는 더욱 죽기살기식으로 술을 마셔대는 게 러시아식입니다. 평소에 술을 마시지않은 사람들도 이날은 예외가 없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러시아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신년연휴를 1일부터 5일까지 제정한데다 러시아 성탄절(7일)과 평소 공휴일인 토·일요일을 묶어 무려 10일동안 연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년연휴에다 러시아어로 ‘스뱌트키’로 불리는 성탄 축제기간이 겹치면서 엄청난 휴식기가 주어졌습니다.

정초 교통경찰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예년에 비해 음주 운전자가 많아지면서 발생한 현상입니다. 음주가 많아진 것은 당연히 휴일이 길기때문이구요. 이때문에 도로 곳곳에서 교통경찰이 음주측정을 하고 엠뷸런스 등에서 혈액채취를 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사실, 러시아 교통경찰들은 차량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검문 검색을 하며 뇌물을 받아 챙기는 하이에나와 같은 존재로 인식돼 왔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신호위반 등 교통 법규 위반시 거의 습관적으로 경찰에게 뇌물을 주는 게 관행입니다. 위반의 경중(輕重)을 막론하고 돈부터 주는 게 일반화돼 있지요. 아무런 위반을 하지 않아도 차를 세워 검문을 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증명서를 요구하고 꼬투리를 잡아내는 등 시간을 끌어 대부분 돈을 주고 빨리 경찰로부터 벗어나는 게 상식일 정도입니다. 또 교통경찰은 100루블(한화 4000원)에서 300~500달러까지 다양한 이유를 들어 뇌물을 챙기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시에는 한마디로 단속 경찰이 요구하는 대로 줘야하는 게 법으로 통합니다.

특히, 교통경찰이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기본 증명서만 해도 운전면허증, 신분증, 차량검사증, 등록증, 보험가입증, 위임장 등 7가지나 됩니다. 그중 잘못된 것을 귀신같이 잡아내 뇌물을 요구하지요.

특히, 말못하는 외국인들은 집중 대상이지요. 모스크바에서 사는 외국인들치고 경찰의 만행을 겪지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겨울 동안에는 대충 얼굴만보고 무조건 음주측정을 해야한다고 우겨대 돈을 뜯어내는 것도 흔히 있는 일입니다. 운전자는 술을 먹지않았어도 음주측정을 이유로 마냥 붙들고 있거나 막무가내로 엠뷸런스로 가 혈액 채취를 하자고 하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돈을 건네는 것이지요.

하여튼 올해는 신년 연휴가 10일 동안 계속되며 모스크바 교통경찰들은 엄청난 특수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스크바 교민 여러분, 혹은 모스크바에 오실 분들!

교통경찰의 검문을 피하기 위한 간단한 상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운전할 때는 반드시 1차선 주행을 하십시요.

2.경찰과 눈을 마주치지 마십시요.

3.러시아가 유창하지 않다면 오직 영어만 하십시요.

정병선 조선일보 모스크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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