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부활을 꿈꾸는 러, 유로존 금융위기 지원을 외면한 까닭
강대국 부활을 꿈꾸는 러, 유로존 금융위기 지원을 외면한 까닭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9.24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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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국제금융시장의 위기 징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러시아 주요 주가지수인 MICEX(모스크바은행간외환거래소) 지수와 RTS(러시아증권거래소) 지수가 모두 1,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MICEX 지수와 RTS 지수가 전날 대비 6% 이상 하락하는 등 지난해 7월 초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브릭스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국가들을 향해 지원요청을 하는 유럽일부 국가들과 국제 금융기관들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이날 개막한 IMF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다른 브릭스국가들과 유로존 유동성 부족사태를 막기 위한 공동 조치를 유도했으나 러시아와 인도 등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릭스 국가들이 그동안 모아둔 외화총액은 4조 달러를 달러를 상회해 유로존의 재정위기,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국채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경우 유로존 국가 채무(4조2천억달러)를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금융위기와 함께 유가 하락이라는 실질적인 수입원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선진국 금융시스템보다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자칫 심리적 요인으로 붕괴될 경우 자국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 가능성이 벌써부터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 증시는 전날인 22일에도 하루만에 7~8%가 폭락하는 등 세계금융위기에 취약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강대국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로서는 이번 기회에 보유한 외화나 에너지(석유 가스) 등으로 유럽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 국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그 전제는 러시아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다. 그러나 그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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