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다양하게 표현해온 영국 헨리 무어의 조각작품이 크렘린 미술관서 전시
인체를 다양하게 표현해온 영국 헨리 무어의 조각작품이 크렘린 미술관서 전시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2.03.17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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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변형보다는 사실성을 중요시해온 러시아 미술 사조에 따라 서구식 현대 조각제품을 멀리해온 러시아가 문호를 열었다.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의 작품을 독특한 인체상이라기 보다는 ‘타락한 작품’이라며 전시를 금지해 러시아가 그의 작품 전시를 허옹했다. 서구 현대작가의 작품으로는 처음이다. 구 소련의 스탈린 시대부터 미하일 고르바초프 시대에 이르기까지 구 소련은 서구 현대 미술작품들이 인체를 왜곡한다고 비판해 왔다.

BBC 방송에 따르면 수십년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무어의 작품이 러시아, 그것도 권력의 심장부로 상징되는 크렘린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무어의 조각과 드로잉 등 그의 대표작 80점이 선보인다.

여기에는 비교적 젊은(?) 크렘린 미술관장의 고독한 결정이 있었다. 관장은 인류의 첫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딸인 엘레나다. 엘레나는 통상적으로 고령의 정치가들이 도맡아 온 크렘린박물관 관장직을 맡아, 박물관에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헨리 무어의 딸인 마리 무어는 전시회 첫날인 15일 “매우 역사적 순간”이라며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전율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양국 간 문화 교류에 합의함에 따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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