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은 볼쇼이발레단의 솔로 무용수 파벨 드미트리첸코 등 3명을 세르게이 필린 예술감독에게 황산을 끼얹고 도망간 황산 테러 혐의로 체포했다고 5일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02년 볼쇼이발레단에 입단한 드미트리첸코는 '폭군 이반' 등에서 주역을 맡아온 대표 남성 무용수이나 동료 무용수이자 여자친구가 필린 감독과 사이가 나빠 다툰 것 같다고 한다. 볼쇼이 발레단측은 그러나 드미트리첸코와 필린 감독 사이에 그동안 갈등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무용수 출신의 예술감독 필린은 지난 1월17일 귀가중 복면괴한이 얼굴에 황산을 던지는 바람에 눈과 얼굴에 화상을 입어 현재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파벨 드미트리첸코의 사주를 받아 필린감독에게 황산을 뿌린 실행자와, 그를 현장에 차로 태워다 준 혐의자를 함께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이 두사람이 볼쇼이 발레단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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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언론에 따르면 단원들은 파벨을 옹호하는 공개서한을 대통령, 총리, 볼쇼이 극장 후원회, 언론 등에 보낼 예정이다. 공개서한에는 이미 150여명 의 단원들이 서명했다고 극장 관계자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수사 결과에 대해 외부 압력이 가해지고 파벨이 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너무나 많은 추정이 난무하고 명확한 사실 관계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위한 공적수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단원들의 공개서한과 관련 "볼쇼이에는 3천500명의 예술인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필린과 드미트리첸코를 알고 있다"며 "단원들의 편지는 모두가 비극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테러 사건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 애써 평가절하했다.
법정 구속된 드미트리첸코는 법정에서 "필린이 극장의 수익금을 무용수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에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러나 "필린의 얼굴에 황산을 뿌리라고 (공범들에게) 시키지는 않았다"며 공범들이 필린을 혼내주겠다고 해 동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드미트리첸코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볼쇼이 발레리나 안젤리나 보론초바를 필린 감독이 주연급 역할에서 제외해 드미트리첸코가 필린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