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포탈 얀덱스(yandex.ru)의 부가 서비스인 온라인 결제시스템 '얀덱스 머니'는 러시아CIS 지역 전자 상거래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통합 컨설팅 패키지를 출시한다. 지난해 9월 한국에 진출한 얀덱스 머니는 자체 검색 엔진 플랫폼에서 이뤄진 소비자 행동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다양한 현지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러시아의 시장 동향과 소비자 행태, 나아가 미래 유행까지도 짐작가능하게 하는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지난해 진행된 얀덱스의 한국 제품 검색 조사 결과, 러시아 소비자들이 찾는 한국의 인기 제품 품목과 브랜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고, 최대 검색 품목은 크림·마스크팩·모발 관리 제품·세안제 순이었다. 또 가장 많이 검색된 화장품 브랜드는 토니몰리, 홀리카 홀리카와 미샤 등 중저가 제품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의 타킷 제품으로 어떤 품목을, 어떤 가격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얀덱스 머니측의 관심도 높다. 다니엘 미로신 얀덱스 머니 아시아태평양총괄이 최근 서울을 방문해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미로신 총괄은 이 자리에서 "K뷰티가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전자상거래를 통해 러시아에 들어오는 중국 제품의 30%가 화장품인데, 이 중 상당수가 우회해서 들어온 한국 제품”이라고 공개했다. 그래서 ‘한·러 직구(직접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얀덱스 머니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보한 파트너사는 2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게임업체 웹젠, 화장품 쇼핑몰 로즈로즈샵, 스타일코리안, 비안나 등이 대표적인 국내 파트너사다. 미로신 총괄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파트너사를 늘려가는 중”이라며 “화장품, 의류, 게임 등의 업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얀덱스 머니의 직구 서비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시스템과 거의 다를 바 없다. 러시아 인터넷 이용자들이 얀덱스에 접속해 한국 상품을 검색하면 러시아어 인터페이스가 자동으로 적용되고, 상품을 구매할(직구) 경우, 얀덱스 머니의 구매자 전자지갑(wallet)에서 돈이 인출된다. 얀덱스 머니측은 국내 거래처에 배송을 의뢰한 뒤 결제까지 책임진다. 사후서비스(AS) 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다. 

얀덱스 머니가 구상하는 통합 컨설팅 서비스는 더 많은 국내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러시아 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국내기업의 러시아CIS 진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지원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웹사이트의 현지화(러시아어) 지원에 러시아 소비자가 선호하는 레이아웃까지도 컨설팅한다. 러시아 도시와 지방의 평균 소득과 품목별 평균 구매 금액 등도 가격 결정시 중요한 요소이니 제공한다고 한다.

또 트래픽 유입을 위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기반한 마케팅 수단도 제공한다. 이는 러시아 소비자 5000만명이 사용하는 전자지갑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프로모션에 관심 가질 만한 고객에게 맞춤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울러 얀덱스 머니는 해외 거래에서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소비자 분쟁 해결 서비스, 고도화된 허위 부정 거래 탐지 기술을 제공한다. 

송지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