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뒤늦게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훈련 참가자 '격리 조치'
러 국방부, 뒤늦게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훈련 참가자 '격리 조치'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4.21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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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초 훈련 폭로 영상 "마스크 착용도 안한 수많은 군인들 '거리두기'도 안해"
본대 복귀 차량 철저 소독 등 방역 - 복귀 뒤에는 '격리 상태'서 건강 체크하기로

5월 9일 제2차대전 승전 75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해 온 러시아 군인 1만5천여명이 각자 원대 복귀해 2주간의 '격리 상태'에 들어간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산으로 인한 '자가 격리' 체제에서 승전기념일 행사의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행사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인근의 알라비노에서 지난 15일간 군사 퍼레이드 예행 연습을 해왔던 군 장비들과 병력들은 차례대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군사퍼레이드 준비 군병력 원대복귀, 아래는 '격리 조치' 보도/얀덱스 캡처

언론의 관심은 이들의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 밀집된 상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가 멀었던 참가자들이 자칫 러시아 전역의 병영에 신종 코로나를 퍼뜨리는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예행연습에 참가한 수많은 군인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빽빽하게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타고 온 버스 안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동영상에는 "전쟁, X같이(война-ху*ня)라는 욕설도 나온다고 우크라이나 언론 '채널 24'가 전했다.

군사퍼레이드 훈련에 참가한 수많은 병사들이 마스크도 없이 밀집 대형을 이루고 있다/유튜브 영상 캡처

이 영상이 문제가 되자,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예행 연습에 참석한 군인 중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전국민 '자가 격리' 기간에 마스크 착용이라는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없이 예행 연습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뒤늦게나마 '참가 병력' 관리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본대로 귀임하는 병사들에게 개인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모든 수송 차량들을 철저히 소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본대에 도착하면 우선 2주간 격리한 상태에서 건강 상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되는 전승기념식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기 위해 우랄산맥 인근의 에카테린부르크 등지에서 몇개월간 훈련한 뒤 모스크바 인근 알라비노로 건너왔다.  

러시아 전승기념식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리는 행사다.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는 1만여명의 병력이 최첨단 무기 등 현대식 무기를 앞세워 행진하는 군사퍼레이드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불멀의 연대' 행사가 펼쳐진다. 

러시아엔 이미 군 내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부 시베리아 튜멘주의 군사공병학교 생도 14명과 민간인 직원 1명이, 또 모스크바에 파견된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나히모프 해군학교' 생도 155명 가운데 3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국방부가 최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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