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팔 대령 부녀 사건선 영국 주도로 외교관 추방, 경제제재 등 엄중 조치
유럽연합(EU)이 15일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 사건과 관련,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 러시아인 6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EU가 발표한 제재 대상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과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행정실 제1부실장, 안드레이 야린 대통령 행정실 국내정치 담당 책임자, 세르게이 메냐일로 시베리아연방관구 전권대사, 파벨 포포프와 알렉세이 크리보루츠코 국방차관 등 6명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대통령 행정실(청와대 정책비서실에 해당) 인사를 지목한 것은 크렘린의 직접 관여를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비촉 계열의 독극물을 제작 혹은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유기화학·기술 과학연구소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제재는 대상자들에 대한 EU 입국 금지및 자산 동결 등이 핵심이다. EU내 개인과 단체가 제재 대상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된다. EU를 탈퇴한 영국도 EU의 대러시아 제재를 함께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안은 나발니 '노비촉' 중독을 밝혀낸 독일이 프랑스와 협의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EU측은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의 스크리팔 대령 부녀의 노비촉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 외교관의 대량 추방과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독일과 EU는 그동안 러시아측에 나발니 사건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보장하기 위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협력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독일측에 나발니 관련 자료들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면서, 나발니 중독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 크렘린' 활동을 하는 야권인사 나발니는 지난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베를린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나발니는 현재 독일 베를린 인근의 한 휴양소에 머물면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해당 제재는 고의적이고 비우호적이라면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