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금) 연해주서 백두산 호랑이 잦은 민가 근처 출현, 새해 생포하기로
러시아 지금) 연해주서 백두산 호랑이 잦은 민가 근처 출현, 새해 생포하기로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11 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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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북동쪽 연해주 '아누친스크' 지역 일원에서 지난 연말부터 백두산 호랑이(러시아어로는 아무르 호랑이)가 농장을 지키는 경비견들과 가축 등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관할 산림청이 문제의 호랑이 포획에 나서기로 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RGru)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연해주 산림청 산하 야생동물보호국은 최근 아누친스키 지역에 출몰하는 백두산 호랑이를 생포하기로 하고, 연방자연보호국(Росприроднадзор)의 허가를 신청했다. 

호랑이가 민간 근처로 출몰한 아누친스키 지역. 왼쪽 맨아래에 블라디보스토크가 있고, 그 오른쪽은 나호트카, 북쪽으로 가면서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이 있는 아르촘, 그 위가 고려인들의 많이 살고 있는 우수리스크이다. '표범의 땅'은 이 일대 야생 지대에 지정돼 있다./얀덱스 지도 캡처

'아무르 호랑이 센터'의 세르게이 아라밀레프 대표는 “이 지역 마을 근처에는 주민들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가축을 공격하는 어린 아무르 호랑이가 살고 있다"며 "더 이상 민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호랑이를 포획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단 재활및 보호센터로 옮겨 상태를 확인한 뒤 자연보호구역내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몸집이 크고, 북부 지대에 분포돼 있는 아무르 호랑이는 러시아에서는 연해주 남서부의 숲에서 살고 있다. 이 일대에 러시아가 자연보호구역 '표범의 땅' (заповедник 'Земля леопарда')을 만들고 표범과 함께 보호하는 이유다. '표범의 땅'측 자료에 의하면, 성체 호랑이 58마리가 이 지역 일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랑이 거주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중국과 접한 지역에 있는 '표범의 땅' 홈페이지(위)와 태평양 연안의 '시호테-알린' 보호구역/캡처 

연해주에는 이 곳외에도 태평양 연안에 호랑이를 보호하는 '시호테-알린 자연보호구역' (Сихотэ-Алинском заповедник)이 지정돼 있다. 연해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시호테-알린' 산맥의 서쪽에는 '표범의 땅'이, 동쪽에는 '시호테-알린 보호구역'이 있다고 보면 된다. 

백두산 호랑이가 민가 근처로 출몰한 아누친스크 지역은 '표범의 땅'에서 북동쪽으로 꽤 떨어진 곳이지만, 시호테-알린 자연보호구역으로 가려면 산맥을 넘어야 한다.

물론, 시호테-알린 자연보호구역에서도 백두산 호랑이의 존재가 계속 감시 카메라에 잡히고 있다. 
현지 언론 렌타루에 따르면 이 지역에 사는 백두산 호랑이가 흑곰을 자신의 영역에서 쫒아내는 장면이 지난 12월 8일 포착됐다. 영상에는 흑곰의 뒤를 쫓는 모습의 호랑이가 잡혔고, 30분 뒤에는 혼자 되돌아오는 모습이 찍혔다. 

아누친스크 지역에서 호랑이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2월 4일 '티코레치노예' 마을 들판에서다. 개 한 마리를 물고 숲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고, 눈 위에 흔적도 남았다. 같은 달 22일에는 '리소보' 마을에서 호랑이 출현 신고가 들어와 야생동물보호국 전문가들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허탕을 쳤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이 마을 반대편에서 개 한마리가 호랑이에게 물려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눈위에 남은 호랑이 흔적/텔레그램 캡처

또 '리소보' 마을에서 전문가들이 허탕을 친 사이, 27일과 28일 인근의 '노보트로이츠코예' 마을에서 개 두 마리가 공격을 당했다. 전문가들이 이 곳에서 이틀을 기다렸지만 호랑이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새해들어서도 1월 4일, '아르세네프'에서 호랑이가 농장의 경비견을 공격했고, 이틀 뒤 호랑이가 다시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9일에도 한 여성이 호랑이의 출현을 당국에 알렸다. 

전문가들은 호랑이의 출현 장소가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한 마리가 이곳 저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호랑이의 특성을 들어 두 마리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표범의 땅' 측이 공개한 백두산 호랑이의 모습/캡처

햔편, 지난 4일에는 '표범의 땅' 국립공원 측이 블라디보스토크 쪽으로 내려다보는 백두산 호랑이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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