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시베리아 호랑이(정식 명칭은 아무르 호랑이, 우리에게는 백두산 호랑이) '사파리 투어'가 가능한 동물원이 있다. 아프리카 대초원 사파리 투어나, 용인 에버랜드 사파리 투어 등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진짜 시베리아 호랑이는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안내센터에는 홍보 팜플렛도 비치돼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물원으로 가는 길에 러시아인 운전기사가 산등성이를 가르키며 "몇년 전에 야생 호랑이가 나타난 곳"이라고 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연해주 일대에 호랑이들이 모여산다는 건 분명하니, 산등성이 어디쯤에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무르 호랑이 한마리가 16일 연해주의 한 도로가에 내려왔다가 달리던 버스에 치여 숨졌다고 한다. 연해주 크라스노아르메이스키 지역이라고 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쪽으로 꽤 떨어진 곳이다. 지도를 보니, 동물원을 지나 한참을 더 가야 하는 곳이다. 치인 호랑이는 이제 4∼5개월 된 새끼라고 하니, 멋모르고 나왔다가 불행을 당한 셈이다.
호랑이는 버스와 충돌한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아무르 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보스톡 동물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진행한 사육사는 호랑이들이 짝을 찾기 위해서라도 연해주와 하바로프스크, 중국 북부 접경지대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인적도 드문 지역이니, 먹이감 찾기도 쉬울 것이다. 하긴 왜 아무르 호랑이라고 불리겠는가?